“영화 속 공포를 현실에서”…‘살목지·백룸’ 성지순례 안전 주의

3 days ago 6

영화 ‘살목지’ 스틸

영화 ‘살목지’ 스틸

공포 영화 속 스산한 배경지나 공간의 분위기를 현실에서 직접 체험하려는 이색 탐험이 유행하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흥행작의 배경이 된 오지나 비슷한 분위기의 시설이 정비되지 않은 장소를 방문할 경우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귀신 명소 된 예산 ‘살목지’

사진=‘예산군’ 공식 유튜브 채널

사진=‘예산군’ 공식 유튜브 채널

공포 영화 ‘살목지’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충남 예산군의 농업용 저수지인 살목지가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한밤중에도 스릴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유동 인구가 급증하면서 일대 도로를 유명 상권에 비유한 ‘살리단길’이라는 별칭이 생겼으며 방문객은 예년보다 15% 이상 급증했다.

● 현실판 백룸…스산한 장소 공유하는 온라인 지도까지

영화 ‘백룸’ 스틸

영화 ‘백룸’ 스틸

영화 속 공간과 비슷한 장소를 현실에서 찾아 나서는 독특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노란 벽과 형광등이 끝없이 반복되는 기괴한 미로를 배경으로 삼아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끈 공포 영화 ‘백룸’ 때문이다.온라인에서는 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국내 장소를 공유하는 ‘백룸맵’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백룸맵은 이용자들이 직접 전국의 으스스한 지하 통로, 빈 사무실, 오래된 주차장이나 터널 등을 제보해 지도에 표시하는 크라우드소싱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영화 속 미로 같은 공간의 기묘함이나 공포도에 따라 장소를 분류해 찾아가며 탐험을 즐긴다.

● 추락·고립 등 안전사고 우려…야간 위험 시설 출입 자제해야

사진=백룸맵 캡쳐.

사진=백룸맵 캡쳐.

문제는 지도 서비스 내에 위험 지역을 경고하는 표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구역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생체학적으로 인간의 눈이 야간이나 어두운 환경에 적응하는 암순응 과정에서는 시각 정보가 제약돼 착시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이때 시야각이 정상 환경 대비 대폭 좁아지는데 노후화된 지하 시설물이나 오지 방문 시 미끄러짐과 낙상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정식 관광 코스가 아닌 장소나 시설에 밤늦게 진입하면 예기치 못한 고립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분당소방서 생활안전팀 이정훈 소방교는 “최근 관심을 끄는 장소들은 안전하게 정비된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며 “특히 출입이 제한된 장소에 들어가는 행위는 밤길 추락이나 고립 등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통제 구역 방문을 자제하고 검증된 안전한 장소에서 여가를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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