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에서 오피스텔 시장은 암흑기입니다. 예금 이자와 비교해 위험도를 고려하면 투자금을 투입할 만큼 매력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윤지해 HDC랩스 프롭테크리서치랩장(사진·45)은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수도권 오피스텔 시장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해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이렇게 답했다.
윤 랩장이 오피스텔 시장을 '암흑'으로 진단한 이유는 명확하다. 오피스텔은 기본적으로 임대수익형 상품인데 금리 상승 이후 예금 이자와 비교해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낮은 수익률, 보유세 부담, 주택 수 산입 문제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선뜻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
그는 "오피스텔은 임대수익형 상품이기 때문에 시장이 좋은지 나쁜지는 임대시장이 얼마나 활성화돼 있느냐를 봐야 한다"며 "최근 월세가 오르면서 주거형 임대수익 상품이 다시 주목받을 여지는 있지만, 오피스텔은 투자금 대비 예금 이자와 비교했을 때 수익 훼손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4~5년 전과 비교하면 공급이 잘 안 되고 수익률도 생각보다 낮다"며 "보유에 따른 세금 부담까지 커지면서 현재 시장은 많이 죽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오피스텔 공급은 급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19년 11만728실에서 2025년 3만9206실로 줄었다. 2026년에는 1만3030실, 2027년에는 7155실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물량은 2019년 고점과 비교하면 88.2% 급감하는 수준이다.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서울·경기·인천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19년 8만1857실에서 2025년 2만9296실, 2026년 7245실로 감소했다. 2027년에는 4208실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월세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신규 입주 물량까지 감소하면 오피스텔 임대료가 오를 여지는 커질 수 있다.
임대수익률은 일부 회복 조짐을 보였다.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21년 4.46%에서 2024년 5.23%, 2025년 5.34%, 2026년 4월 5.48%로 올랐다. 2021년과 비교하면 1.02%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은 같은 기간 4.02%에서 4.43%로, 경기는 4.44%에서 5.61%로 올랐다. 인천은 5.27%에서 6.88%로 상승했다.
윤 랩장은 이런 흐름이 오피스텔 시장에 일정 부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월세 가격이 올라가면 임대수익형 상품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활성화될 수 있다"며 "아파트와 빌라 월세가 오르고 오피스텔 공급이 크게 줄면 공급 부족 이슈가 생기고, 틈새 상품을 찾는 수요가 이동하면서 수익률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대수익률 개선만으로 오피스텔 시장 회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시장의 온기가 강하게 번질 때 후순위 대체재로 움직이는 성격이 짙어서다. 윤 랩장은 "아파트 시장이 뜨거워지면 수요자가 대체재를 찾기 시작한다"며 "2020~2021년처럼 아파트 가격이 고공 행진할 때는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빌라 같은 틈새 상품도 뜨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는 서울 핵심지 위주로 아파트 시장이 움직이는 정도라 오피스텔까지 온기가 연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시장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제도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 성격을 지니지만, 주거용으로 쓰면 주택 수에 포함된다. 반면 대출이나 세금에서는 주택과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
윤 랩장은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쓰면 주택으로 간주해 주택 수에 들어간다"며 "아파트를 매입해야 하는 사람이 오피스텔을 먼저 사면 주택 수 문제가 생겨 아파트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취득세 부담도 크다. 윤 랩장은 "취득세가 4.6% 수준이고 보유에 따른 세금 부담도 있다"며 "임대사업자 규제, 임대료 인상 제한, 대출 한도 제약까지 겹치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왜 오피스텔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할 때는 주택으로 간주해 규제하고, 대출받을 때는 오피스텔로 취급하는 식의 이해 상충이 시장 활성화를 막고 있다"고 짚었다.
오피스텔 투자 전략은 목적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직접 거주 목적이라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랩장은 "오피스텔은 임대수익형 상품인데 직접 거주하면 임대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자본차익만 기대하는 구조가 된다"며 "문제는 오피스텔은 자본차익이 크게 나기 어려운 상품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오히려 빌라가 나을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직접 거주하면서 자산 이득을 보려면 빌라가 더 나을 수 있다"며 "빌라는 주거용이라는 명확한 상품 유형에 들어가기 때문에 가격이 느리게라도 따라가지만, 오피스텔은 자산 가치가 고정되거나 감가상각으로 떨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반대로 임대수익이 목적이라면 오피스텔이 빌라보다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윤 랩장은 "임대수익형 목적에서는 빌라보다 오피스텔이 낫다"며 "다만 단지별 수익률이 연 5% 이상인지, 공실 위험은 낮은지, 주변 임대료는 어느 수준인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공실이 발생하는 순간 수익 훼손뿐 아니라 가치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정부의 비아파트 공급 확대 기조에 대해서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파트는 공급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오피스텔과 빌라 등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상품을 활용해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 랩장은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며 "택지 개발은 7~8년이 걸리고, 지금 착공해도 아파트 입주까지는 3~4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지을 수 있거나 매입해 임대로 공급할 수 있는 상품을 통해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방향은 맞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민간이 움직일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는 "민간이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하려면 세제 혜택, 대출 지원, 금리 지원, 인허가 속도 개선, 주택 수 배제 같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한쪽에서는 임대사업자를 규제하고, 다른 쪽에서는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하니 제도 간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HDC랩스 프롭테크리서치랩장은 부동산 시장과 주택 통계를 분석해온 전문가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에서 부동산경영관리전공 석사 학위를 받았고, 건국대 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23년 7월부터 서울특별시 지방세 세수추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한국부동산원 주택통계 지수검증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부동산 시장 흐름과 정책 변화, 주택 통계 해석을 함께 다루는 전문가로 꼽힌다.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영상=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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