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벌어진 전쟁 여파로 오징어 시장에 이상 신호가 켜졌다. 4월 금어기가 끝나가고 있지만, 산지에서는 연료비 급등으로 조업을 포기하겠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국산 연근해 오징어가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운영하는 농수산물 유통정보 '카미스(KAMIS)'에 따르면 연근해 물오징어 중급 1마리 평균 가격은 올해 7932원을 기록했다. 2022년 5659원에서 40% 넘게 치솟은 가격이다.
아직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에선 가격 급등을 체감하기 어렵다. 수입 냉동 오징어와 원양 물량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후변화로 인한 동해 수온 상승으로 점차 줄어가던 국산 오징어가 아예 식탁에서 사라지는 흐름은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 통계에서도 이런 흐름은 확인된다. 국가통계포털 어업생산동향에 따르면 연근해에서 잡힌 오징어 생산량은 2021년 6만851t에서 2025년 3만976t으로 급감했다. 4년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국산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매년 4월은 오징어 금어기로, 5월부터 본격적인 조업에 들어간다. 5월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조업 준비가 한창이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올해 조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름값 부담에 많은 어선이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어선이 하루에 200L짜리 경유 7~15드럼을 쓰는데, 4월 들어 면세유 가격이 드럼당 17만원 선에서 30만원 수준으로 뛰었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단순 계산으로 어선 한 척당 연료비 부담이 100만~200만원 늘어난 셈이다.
경북 울진군 죽변항의 한 선주는 "연료비만 오른 게 아니다. (그물과 밧줄 등 석유화학 원료로 만드는) 어구 가격도 30% 이상 뛰었다"며 "가뜩이나 수온이 올라 오징어를 잡으려면 더 먼 바다로 나가야 하는데, 이래서는 잡아봐야 남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현장의 채산성 악화가 즉각적인 오징어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냉동 수입 오징어와 원양 오징어가 시장 가격을 안정시키기 때문이다. 정부도 지난 2월 브라질·아르헨티나 동쪽 바다인 남서대서양에서 원양 트롤선 4척의 오징어 조업을 추가로 허가했다. 이를 통해 연간 8000t의 오징어를 국내에 더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내 연근해에서 잡히는 생물 오징어는 출어 감소와 어획량 부진이 겹치며 점점 귀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 이미 자취를 감춘 명태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과거 국민 먹거리였던 명태는 국내 바다에서 사실상 씨가 마르고, 2019년 국내 포획마저 금지되면서 러시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 냉동 오징어가 전체 시장 가격을 지탱하기에 장바구니 가격표 자체가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산 생물 오징어를 마트 매대와 수산물 시장에서 보기는 해가 지날수록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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