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자” 추모 분위기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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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제46주년 기념식이 열린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전일빌딩245 앞에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을 골자로 한 ‘대한민국 헌법 전문 개정안‘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영철기자 skyblue@donga.com

5·18민주화운동 제46주년 기념식이 열린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전일빌딩245 앞에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을 골자로 한 ‘대한민국 헌법 전문 개정안‘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영철기자 skyblue@donga.com
5·18민주화운동 46주년을 맞은 18일 그날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는 각종 행사가 광주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46년 전 불의와 맞서 싸운 오월 정신의 가치를 기억하고 계승하는 행사로 추모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

이날 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5·18민주광장에서는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한 제46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1980년 5월 광주의 마지막 순간을 알렸던 박영순 씨(67)가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낭독해 의미를 더했다. 박 씨는 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 작전 당시 도청 방송실에서 “계엄군이 도청으로 오고 있습니다”라고 마지막 방송을 한 인물이다. 당시 21세 대학생이었던 박 씨는 내란 부화수행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35년 후인 2015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 씨는 2019년 기념식에서도 내레이션을 맡아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담담하게 전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날 기념식장에는 광주 중앙초교 전교생 21명이 ‘중앙초교’라고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초교 교사는 “기념식장이 학교와 가까운 데다 학생들이 오월 광주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에서 참가했다”고 말했다. 광주 학강초교 학생 100여 명과 교사들도 학년·학급별로 색깔을 맞춘 티셔츠를 입고 기념식장에 자리해 그날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겼다.

● 5·18 전야제 분산 개최 검토

광주시는 5·18민주화운동 전야제가 평일이나 일요일과 겹칠 경우 전주 토요일에 ‘민주의 밤’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올해는 16일과 17일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일대 등 광주 곳곳에서 ‘오월광주! 민주주의 대축제’가 열렸다.

광주시는 5·18 주간에 타 지역 방문객이 많은 점을 고려해 전주 토요일에는 대중성이 강한 ‘민주의 밤’ 행사를 진행하고, 17일에는 기존 성격의 전야제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또 5·18 직전인 1980년 5월 14∼16일 옛 전남도청 분수대에서 민주대성회 등 집회가 열린 점을 고려해 민주의 밤 행사와 전야제를 분수대 주변에서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옛 전남도청 분수대 파손 우려 등으로 전야제를 금남로에서 열었지만, 올해는 분수대 주변에 무대를 설치해 안전 우려를 해소했다”며 “‘민주의 밤’에서 시민들이 분수대 주변을 도는 광주 강강수월래가 큰 호응을 얻은 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 옛 전남도청 공개

옛 전남도청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이번 공개에 대해 복원 사업을 거쳐 되찾은 공간을 시민에게 다시 여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관람 구역은 도청 본관과 옛 도경찰국 본관, 민원실, 회의실, 상무관, 별관 등이다. 본관은 열흘 동안 이어진 항쟁 과정을 중심으로 한 전시 공간으로 꾸며졌다. 상무관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장소로 운영된다. 옛 도경찰국과 도청 회의실에서는 영상 자료와 구술 기록을 통해 시민 자치의 모습을 보여준다.

복원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를 활용한 특별전도 이날 시작돼 8월 17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장에는 1980년 광주를 겪은 시민들의 이야기도 담겼다. 기록과 기억, 기념이라는 축을 중심으로 오월의 시간을 되짚도록 구성했다. 앞서 문체부는 올해 2월부터 40일 동안 진행한 시험 운영 과정에서 나온 언론 지적과 시민 의견을 반영해 공간 구성을 보완했다.

● 일본 합창단, 오월어머니집과 연대

이날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는 일본인 합창단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이들은 일본 도쿄·나가노·히로시마에서 온 ‘이로소라 합창단’이다. 합창단은 1999년부터 매년 5월 묘역을 찾아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열사들을 추모하는 노래를 불러왔다.

야마다 히로키 씨(65)는 “한국 합창단과 교류하며 오월 정신을 배우기 위해 20년 넘게 광주를 찾고 있다”며 “진심을 담아 노래를 부르며 열사들에게 존중의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17일 (사)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두 단체의 교류는 1998년 ‘창립 50돌 기념 우타고에 전국제전’에 한국민족음악인협회가 참가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후 이로소라 합창단은 매년 5월 광주를 찾고 있으며 교류는 올해로 27년째 이어지고 있다. 합창단은 2013년 일본 초청 공연으로 선보인 5·18 뮤지컬 ‘화려한 휴가’의 수록곡 ‘일어서라’에서 감동을 받아, 우리말 ‘일어서라’의 음을 따 ‘이로소라’로 이름을 바꿨다.

● 계엄군 작전명 ‘상무’ 광주서 퇴출 요구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진압 작전과 지휘 부대 명칭에서 유래한 ‘상무(尙武)’를 광주 지역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17일 성명을 내고 “1980년 광주를 피로 물들인 계엄군 진압 작전과 이를 지휘한 군부대 명칭인 ‘상무’를 수십 년간 사용해 온 현실에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낀다”며 행정당국의 대대적인 명칭 정비를 촉구했다. 이어 “광주에서 ‘상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공공기관과 시설은 총 38곳에 달한다”며 “행정기관 6곳, 학교 5곳, 공공시설 4곳, 공원 2곳을 비롯해 도로명 13곳, 교통 관련 시설 4곳, 교차로 3곳, 교량 1곳 등 시민 일상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도 성명을 통해 “현재 서구 상무지구에는 상무초·상무중·상무고를 비롯해 ‘상무1동’의 의미를 담은 상일중·상일여고 등 총 5개 학교가 해당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며 “민주 시민을 길러야 할 학교가 이런 명칭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교육공동체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이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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