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대선 레이스 ◆
지난해 옥외광고물법 개정안 시행
현수막 수, 읍·면·동 2배 이내로 제한
보행자 통행·운전자 시야 방해 금지
민주당 “타겟 지지층 분석해서 거는 것”
“ㅇㅇ도당 일 안 합니까. 선거운동 시작이 며칠이나 됐는데 왜 플랜카드가 (이 지역에) 하나도 안 걸려있습니까.”
제21대 대통령선거를 20일도 채 남기지 않은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현수막을 두고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닷새가 됐지만, 일부 지역에서 이 후보의 홍보 현수막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옥외광고물법 개정 이후 현수막 설치 개수가 제한된 데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당원 A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원게시판 블루웨이브에서 동네에 현수막이 안 붙었다며 “놀아도 당선일 것 같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원 B씨 역시 “언제 현수막이 걸리나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데 4호선 ㅇㅇ역 2번, 3번 출구 앞 민주당 현수막이 계속 없다”며 “ㅇㅇ대 학생들 버스 타러 나오고, 뉴타운 주민들 마을버스 타고 집으로 가느라 유동인구가 많은 곳인데 언제 현수막을 다나”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ㅇㅇ역에 현수막 필요합니다”, “ㅇㅇ동에 현수막 없습니다” 등 지역에 현수막 설치를 요구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이 후보의 지지자 모임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현수막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글쓴이 C씨는 “ㅇㅇ구에 왜 이렇게 우리 후보님 현수막이 없냐”면서 “이동하면서 ㅇㅇ지역 현수막을 하나 봤다”고 적었다.
또 다른 글을 쓴 D씨도 “ㅇㅇ오거리 현수막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현수막만 걸려있다”며 “유동인구 많고 넓은 도로에 이장님(이 후보) 현수막 달아달라”고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모 의원실 관계자는 “이미 현수막을 설치해 놨는데도 지역 주민들에게 현수막이 안 보인다는 연락을 몇 번 받았다”며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이 지난해부터 시행되면서 설치할 수 있는 현수막 개수가 줄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현행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 기간 투표를 호소하는 후보의 현수막은 읍·면·동 수의 2배 이내로 설치해야 한다.
다만 면적이 넓은(100㎢ 이상) 경우에는 1개를 추가 설치할 수 있다.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교통 신호기·도로 표지 가림 지역, 보행자 통행 및 운전자 시야 방해 장소에는 현수막 설치가 금지돼 있다. ‘현수막 난립’ 문제로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 문제 및 혐오 표현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로감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에서다.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은 지난해 1월 12일부터 시행돼 평상시와 선거운동 기간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법적으로 설치하게 된 개수에 맞추지 않고 걸거나 하진 않는다”며 “유동 인구가 많고 차량 이동이 많은 장소를 정하고, 우리가 타겟으로 하는 지지층을 분석해서 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곳에 가면 우리 현수막은 없고 국민의힘 현수막만 있다고 하는데, 거꾸로 보면 다른 곳에는 우리 현수막만 있다는 것”이라며 “나름대로 민주당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