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골프와 선거는 고개 쳐들면 진다”…낙관론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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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올림픽 유치에 국가 역량 집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전남 순천시 연향동 패션의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2025.05.15. 순천=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전남 순천시 연향동 패션의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2025.05.15. 순천=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6일 전북에서 집중 유세를 이어가며 이틀째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향해 표심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유세장마다 ‘전북 홀대론’을 꺼내들며 “이제 (차기) 정부가 책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전북 내 재생에너지 및 K-문화 산업 육성 강화 등으로 지역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골프하고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진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 지방·수도권 차등 전기요금 거듭 강조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익산역 유세에서 “백성이 하늘처럼 존중받는, 다같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한 게 동학혁명”이라며 “(그 정신이) 5·18민주화운동 그리고 빛의 혁명·촛불혁명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 후보는 서해안의 재생에너지 산업 강화를 강조하며 “전 세계가 이제 탈탄소 시대로 간다”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토론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을 몰랐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해 “이걸 RE100이라고 하는데 모르는 분이 계셨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는) RE100은 모르더니 ‘I will be back(나는 다시 돌아온다)’ 하려는 것 같다.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전날에 이어 ‘지방·수도권 차등 전기요금제’를 거듭 강조하며 “전기요금도 이제 올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북 군산에서 “전기요금이 지금도 비싸다고 느끼지만 어쩔 수 없다”며 “이런 식으론 (한국전력의 적자 문제 등을) 버틸 수 없다. 전기 요금을 올릴 때 지방은 덜 올리든지 혹은 유지하든지 해서 (수도권과 지방 간) 요금 차이를 만들면 (지방에 기업이 오는 등) 희망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기요금을 올리겠다는 정책을 말한 건 아니고 장기적으로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라며 “당장은 민생이 어려워 요금에 손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 장소인 정읍에선 양곡관리법 재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회에서 통과시킨 양곡관리법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것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 때 대체 작물을 지원했더니 쌀값이 유지됐는데 그걸 왜 안 하냐. 바보냐”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집권하면 농업을 전략 안보 사업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전주 유세에선 “전주를 중심으로 열리게 될 전북 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부산 엑스포처럼 되면 안 된다”고도 했다.

● 李, 다음 주부터 방탄 유리에서 연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교제폭력 범죄 처벌 강화 등을 담은 여성 공약을 내놨다. 여성 근무 사업장 안심벨 보급, 여성안심주택 공급 확대 등과 함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강화, 고용평등 임금 공시제 도입 등도 담았다.

당초 민주당은 젠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여성 공약을 따로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다만 최근 같은 당 친명(친이재명)계 김문수 의원의 ‘출산 가산점’ 발언으로 여성 유권자의 반발이 커지자 뒤늦게 별도 공약을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20·30대 여성들이 내란 국면에서 큰 역할을 해 희망을 만들었다”며 “민주당이 여성 정책이 없다는 건 옳지 않다, 성차별, 특히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50%를 넘은 것에 대해 “골프하고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진다’고 하지 않느냐”며 “겸손한 마음과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드리고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기다려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다음 주부터 별도로 제작한 ‘방탄 유리막’ 안에서 유세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대선 후보가 테러 위협 때문에 방탄 유리막을 설치하는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강훈식 총괄부본부장은 “후보가 연단에 섰을 때 양쪽에서 막아주는 형태일 것”이라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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