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주도주’ 집중 매수로 수익을 내고 있다. 개인은 주가 부진 종목 중심으로 저가 매수를 노렸다가 손실을 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5월 2~20일) 외국인은 SK하이닉스(1조3780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저점(4월 7일·16만4800원) 대비 22.57% 올랐다. 미국발 관세 우려가 다소 낮아진 가운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9.62%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매수세에 힘을 더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대만 타이베이뮤직센터에서 한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 생태계 확대를 강조한 것도 투자심리 개선을 거들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두산에너빌리티(3485억원), HD현대일렉트릭(1973억원), 에이피알(1543억원) 외국인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미국 수요가 높은 종목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전력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이 변압기 수입을 늘리고, 2050년까지 원전 발전 용량을 네 배 확대한다는 계획은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일렉트릭 등의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 에이피알은 지난 1분기 미국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7% 늘어났다. 외국인은 이 밖에 HD현대미포 LIG넥스원 삼양식품도 많이 사들였다. 이들을 포함한 순매수 상위 10대 종목의 이달 평균 주가 상승률은 19.45%에 달한다.
개인은 외국인과 반대로 주가 부진 종목을 주로 사들였다. 삼성전자(4369억원)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3331억원), LG화학(1909억원), SK텔레콤(1817억원) 등을 주로 담았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대 종목은 이달 평균 6.53% 내렸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