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법 형사14부(재판장 허양윤)는 1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에게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 전 두 번째 배우자에게 ‘다시 교도소에 갈 수 있어. 아이들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보면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의 내용과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하면 범행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고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했다.다만 검찰이 요청한 사형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은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몰래 먹이는 등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피해자가 직접 구입해 복용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사전에 계획적으로 살해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피해자가 술에 취해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살해한 점과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해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이 남성은 지난해 6월 3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자신의 주거지에서 40대 연인과 술을 마시던 중 다른 남성을 만나고 있다고 의심해 얼굴과 몸 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이후 두 번째 배우자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고, 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당시 가족들에 의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그는 1심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로 살해 의도는 없었다”며 상해치사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남성은 1987년에도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해 살해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며, 복역 후 가석방됐다.
이후 2001년 두 번째 배우자를 폭행해 징역 10개월을, 2009~2010년에는 의붓딸을 강간·강제추행한 혐의 등으로 징역 8년을 선고받는 등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를 반복한 전력이 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은 앞으로도 주변 여성들을 상대로 유사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고, 그 범죄가 다시 살인이라는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위험도 상당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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