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3.6조
상환청구권 단계적 폐지 추진
“판매기업 불리 관행 정상화”
은행권은 “리스크 커져” 난색
중소기업이 거래처로부터 향후 받을 외상값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일명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이 올해 1분기 3조 6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포용 금융 관점에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에 붙어있는 상환청구권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기준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잔액은 총 3조 6369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통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대기업이나 원청업체에 물건을 납품하면, 관련 대금을 받기까지 많게는 90일이 걸리곤 한다.
하지만 당장 직원 월급을 주거나 원자재 값을 지불하는 등 현금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이때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받을 수 있는 은행 대출이 바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이다. 원청기업에게 돌려받을 거래대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만기시 원청기업이 대금을 은행에 지급하면 대출이 상환되는 방식이다.
관련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으론 4조 8064억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4조 979억원)보다 17.2%나 늘어난 수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유동성 부족에 시달린다고 봐야 한다”며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로 대출이 풀리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엔 주로 상환청구권이 붙어있다. 원청기업이 외상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파산하면, 은행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 빚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외상값도 못 받고, 대출도 갚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포용 금융 관점에서 이 같은 상환청구권을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단 입장이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관련해서 구매기업의 상환 의무를 판매 기업에게 떠안게 하는 상환청구권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판매기업에 대한 불리한 관행을 정상화 하는 제도 개선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모든 리스크를 안게 될 수 있는 건 부담”이라며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원청으로 두지 않으면 대출을 잘 내주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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