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尹 파면’ 긴급 타전…“한국, 사회분열 심각해 혼란 계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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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2025.04.04. 사진공동취재단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2025.04.04.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4일 재판과 여덟 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자 주요 외신들은 신속히 이를 긴급 타전했다. 대부분의 외신은 윤 전 대통령의 파면과 관계없이 한국의 혼란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며 60일 안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통해 집권할 새 지도자 또한 사회 분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 산적한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10년 사이 한국에서 대통령이 두 번째로 탄핵당했다며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진 한국이 경기 침체와 심화되는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시점에 이번 판결이 나왔다는 데 주목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또한 윤 전 대통령의 파면과 관계없이 수개월 동안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혼란의 종식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위기의 장기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한국의 정치 시스템이 향후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한국 정부의 가장 시급한 관심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부과한 25%의 상호관세율을 낮추는 데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시 지도자가 있는 국가는 (미국과) ‘힘의 우위’에서 협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는 한국 경제에 나쁜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CNN 또한 수개월간의 불확실성과 법적 다툼이 마침내 마무리됐지만 한국이 세계 정세의 험난한 순간에 ‘방향타를 잃은 듯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수십 년간의 외교 정책 규범을 뒤집고 세계 무역 시스템을 해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혼란이 더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AFP통신 또한 “한국은 리더십 공백 와중에 역사상 최악의 산불, 전라남도 무안 항공기 사고 등을 겪었고, 핵심 동맹인 미국으로부터는 25%의 관세를 얻어맞았다”며 한국의 과제가 산적하다고 지적했다.

AP통신 역시 좌절된 계엄 시도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윤 대통령은 이날 권좌에서 물러났지만 한국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일본 공영방송 NHK 등 일본 언론 또한 이번 소식을 긴급히 전했다. 아사히신문 또한 “최종 결정이 나왔지만 탄핵을 둘러썬 여야와 여론의 대립은 깊다”며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혼란이 계속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NHK는 “60일 이내에 대선이 실시되는데 윤 전 대통령의 향후 메시지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외교정책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라고도 불리는 한일관계 개선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일관되게 한일관계 개선에 주력해 왔다”고 언급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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