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라인업 늘린 하나 1위 수성
1분기 만에 2조 불린 신한 추격
4대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이 공모펀드 자금을 가장 많이 유치하며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선두에 오른 뒤 4개 분기 연속 1위를 유지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만에 2조원 넘게 잔액을 늘리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은행 18곳의 공모펀드 잔액은 83조71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하나은행은 16조9190억원으로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3개월 사이 약 1조원을 유치해 전년 말 대비 약 7% 성장했다.
증가폭으로는 신한은행이 전년 말 대비 15% 성장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대비 공모펀드 잔액을 2조원 넘게 늘린 15조6912억원으로 국민은행(15조6315억원)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우리은행은 12조7567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모펀드는 50인 이상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주식과 채권 등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라임사태’ 이후 은행들이 사모펀드 대신 공모펀드 사업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업계 판도도 바뀌고 있다. 전통의 강자 국민은행은 홍콩H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공모펀드 판매가 위축된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금리 인하 기조에 맞춰 채권형 펀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혼합형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전략으로 투자자 수요에 대응해 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단기수익뿐만 아니라 중장기 안정성과 성장성까지 고려한 전략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역시 변동성을 낮추고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안정형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증시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금리 인하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위험을 부담하면서 고객 자산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한 결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