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클러스터 12년 앞당긴다…충청권은 HBM 패키징 거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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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K 총수와 손 맞잡은 李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가 대도약을 위한 삼각축”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손을 맞잡고 있다. /김범준 기자

< 삼성·SK 총수와 손 맞잡은 李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가 대도약을 위한 삼각축”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손을 맞잡고 있다. /김범준 기자

반도체는 이제 미·중 패권 갈등 속에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물자가 됐다. 로봇,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의 폭발적 성장은 반도체 수요 증가로 직결될 수밖에 없어서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지난해 2000억달러에서 2030년 8000억달러 규모로 네 배로 커져 기록적인 수요 폭발이 예상된다.

글로벌 각국 정부가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해 국가대항전 체제에 들어갔지만 한국 기업은 사실상 ‘각자도생’이었다. 대만이 TSMC를 위해 전기와 전력을 우선 배정하고, 미국이 자국 기업에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쏟아부을 때도 우리 정부의 지원은 미온적이었다.

글로벌 기업의 추격이 턱 밑까지 치고 올라오자 한국 반도체산업의 패러다임도 마침내 전환기를 맞았다. 위기감을 인지한 정부가 전폭적이고 대대적인 인프라 지원을 약속하며 국가 총력전 체제로 전격 선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포함해 반도체에만 1000조원이 넘는 역대급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사업에 새롭게 투자하는 금액만 각각 456조원, 500조원이다. 기존에 조성 중인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투입되는 자금까지 포함하면 총 3206조원(삼성전자 2106조원, SK하이닉스 1100조원)에 달한다.

◇서남권 중심 대전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남권에 총 800조원을 투자해 전공정 메모리 팹을 2기씩, 총 4기 구축하는 내용을 포함한 반도체 사업 투자안을 29일 공식 발표했다. 수도권 단일 거점 중심의 구조가 전력, 용수, 부지 확보 측면에서 한계에 도달하자 호남에 제2의 거점을 마련하기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인공지능(AI)으로 인해 기술 패러다임이 상상하지 못한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적극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요에 대응하기엔 부족하다”며 “전력, 용수, 인력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메모리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제반 요건을 만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약 400조원을 투자해 새로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했다.

동시에 충청권은 대규모 후공정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거점으로 조성된다. 이 회장은 “HBM은 최첨단 적층 기술이 필요하다”며 “HBM 팹을 천안·온양 등 충청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100조원을 들여 낸드플래시 공장 증설에 나선다. 두 회사가 충청권 기지에 투입하는 규모만 200조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메모리 육성 속도

양사는 기존 용인클러스터 구축 속도도 끌어올린다. 5년 내 D램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용인 5, 6호기를 순차적으로 건설하던 방식을 동시 건설로 바꿔 기존보다 3~4년 앞당기기로 했다. 용인은 당초 투자 계획과 비교해 일반산업단지는 12년, 국가산업단지는 7년 단축된다. 평택 용인클러스터 조성에 투입되는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는 1650조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가 구축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기간을 대폭 줄인다. 최 회장은 “증가하는 메모리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2045년 완공 예정이던 용인 클러스터를 12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용인클러스터에는 총 60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K반도체 신성장 엔진 육성에도 속도를 낸다. 차세대 프로세싱인메모리(PIM), 뉴로모픽 반도체와 함께 에지용 온디바이스·온센서 반도체,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등 전주기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강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전방위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결국 성패는 인프라 구축 속도에 달렸다”며 “대규모 부지에 초고압 전력망을 연결하고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 없이 용수 관로를 개설하는 난제를 정부가 얼마나 잘 해결해 주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채연/강해령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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