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증권범죄 합수단 팀장
성상헌 검사장 남부지검 복귀
영화'작전'주인공 주가조작등
굵직한 사건서 세력 일망타진
"주가조작 세력도 크게 위축"
"성상헌 검사장(서울남부지검장)이 돌아오면서 주가조작 세력도 수그러든 분위기다. 지금 잘못 걸리면 큰일 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22일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12년 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의 수사팀장이었던 성 지검장이 지난 1월 다시 남부지검의 수장으로 돌아온 이후 주가조작 세력이 크게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성 지검장에게 수사를 받거나 구속됐던 이들은 주식 판을 아예 떠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성 지검장은 남부지검에 처음 합수단이 들어선 2014년 2월 초기 멤버로 발령받아 수석검사로서 1년간 검사와 수사관을 이끌었다. 그는 당시 사학연금과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주가조작 세력과 결탁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두 곳과 코스닥 상장사 한 곳의 시세를 조종한 사건을 수사해 8명을 구속시킨 바 있다. 연기금을 포함해 증권업계 종사자들이 조직적으로 주가조작에 가담하다가 적발된 것은 이 사건이 처음이었다. 이들을 포함해 당시 합수단은 반년도 안 돼 여러 상장기업의 대표와 언론사 대표, 증권업계 관계자 등 총 78명을 기소하고 이 중 48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냈다.
실제로 남부지검 합수단의 수사 성과는 범행을 위축시켰다. 2014년도에 한국거래소가 적발해 통보한 불공정거래 혐의 사건은 132건으로, 전년 대비 29%나 감소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 관계자는 "검찰과 금융당국이 증권범죄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이라고 원인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 같은 범죄 예방 효과가 2026년에도 다시 작동하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다. 주가조작은 '했던 사람이 또 하는' 대표적인 재범형 범죄다. 따라서 주가조작 사범들 가운데 성 지검장을 이미 겪어본 사람이 많아 이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 지검장 부임 이후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이달 초 합수부는 영화 '작전'의 주인공이라고 지칭되는 주가조작 '선수'를 주축으로 형성된 시세조종 세력을 일망타진했다.
이들 가운데는 대형 증권사 임원, 유명 인플루언서의 재력가 남편과 전직 축구선수가 포함됐다. 또 재력가의 수사 편의를 봐주는 과정에 현직 경찰관들이 연루된 정황도 포착됐다.
합수부는 2022~2023년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이차전지 테마주'를 빌미 삼아 허위 호재성 정보로 주가를 부양하고 부당이득을 취한 전직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 여러 코스닥 상장사 경영진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 전 직원이 연루된 국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임직원들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사건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수사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평가다.
다만 합수부가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범행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정식 출범하면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대형 로펌의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 성과는 그간 '금융통'으로 불리는 검사들이 쌓아온 수사 노하우 덕인데,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권이 사라지면 이 같은 수사력은 공중분해되는 것"이라면서 "주가조작 사범들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범행 기회를 제공하는 형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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