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료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올 1분기 2917억6000만원 규모로 커지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1년 전보다 141.2% 늘어난 수치다. 1분기 실적만을 활용해 단순 계산하면 올해 시장 규모는 연간 1조1670억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유료 생성형 AI 시장이 '1조 시대'를 맞게 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은 24일 '2026년 1분기 한국 생성형 AI 소비 동향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약 2000만명의 카드 사용자 패널을 바탕으로 2024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대표 생성형 AI 서비스의 실제 유료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카드 결제 시장의 약 25%를 포함한다. 무료 이용자 수가 아니라 실제 지갑에서 빠져나간 결제금액과 재구매 행태를 추적한 것이 특징이다.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생성형 AI 월별 결제액은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 1월 884억7000만원, 2월 905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1167억4000만원으로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연간 결제액은 7490억8000만원. 올해 시장 규모가 이전보다 한 단계 더 확대된 셈이다. 한경에이셀은 생성형 AI가 더 이상 '실험성 소비'가 아니라 정기 구독 포트폴리오 안에 편입되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1분기 전체 결제 건수는 553만9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1% 늘었다. 월별로는 1월 176만6000건, 2월 177만9000건, 지난달 199만4000건으로 200만건에 육박한 상태다. 건당 평균 결제금액인 객단가도 1년 전 4만원대 중후반에서 5만3000원 수준으로 15.3% 올랐다. 결제자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더 비싼 플랜, 업무용 수요가 함께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 판도도 흔들렸다. 1분기 결제액 기준 점유율은 챗GPT 48.5%, 클로드 31.7%, 제미나이 14.2%로 재편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 71.5%였던 챗GPT 점유율이 40%대로 쪼그라든 셈이다. 반대로 클로드는 21%포인트 뛰었다. 한경에이셀은 시장이 '원톱' 체제에서 '3강' 구도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한 달만 놓고 보면 클로드가 처음으로 챗GPT를 앞질렀다. 클로드의 지난달 결제액은 495억원으로 챗GPT(472억원)를 넘어섰다. 1분기 전체로도 클로드 결제액은 92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29% 급증했다. 월별로는 1월 157억원, 2월 272억원, 지난달 495억을 나타냈다.
챗GPT는 여전히 1분기 결제액 1416억원으로 가장 큰 절대 매출을 유지했다. 하지만 성장률은 52%에 그쳤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성장 경로는 서비스별로 엇갈렸다. 챗GPT는 1월 결제자의 익월 재구매율이 79.8%, 2월 결제자는 84.4%로 10명 중 8명 안팎이 다음 달 다시 결제하는 구조를 유지했다. 지난해 1분기 결제 이용자 중 약 절반이 올 1분기에도 유료 결제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클로드는 최근 결제자의 익월 재구매율이 76.3%, 80.1%로 안정적이면서도 한동안 이탈했던 장기 이용자가 다시 돌아오는 '스마일 커브' 패턴이 나타난 점이 특징이다. 제미나이도 1월 75.1%, 2월 77.8%의 익월 재구매율을 기록하면서 반복 결제 구조를 다졌다.
결제 주체도 달라지고 있다. 1분기 개인카드 결제액은 1675억원으로 57.4%를 차지했다. 법인카드는 42.6%인 1242억원으로 조사됐다. 결제 건수 기준으론 개인카드가 456만1000건으로 82.3%를 차지해 시장 외형 확대를 이끌었다. 법인카드는 97만8000건에 불과하면서도 결제액 비중은 40%를 넘겼다. 건당 결제금액은 개인카드 3만7000원, 법인카드 12만7000원으로 법인이 개인의 3.4배 수준이었다. 시장이 개인 구독을 넘어 조직 단위의 고단가 지출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클로드의 약진은 법인 수요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로드 1분기 결제액의 60%는 법인카드에서 나왔다. 개인비중은 40%였다. 개인카드 건당 결제금액은 6만5000원, 법인카드는 18만1000원으로 격차가 더 컸다.
반면 제미나이는 1분기 결제액의 87.9%가 개인카드에서 발생해 아직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중심 서비스 성격이 짙었다. 개인카드 건당 결제금액은 2만9000원, 법인카드는 4만8000원으로 챗GPT나 클로드보다 '법인 프리미엄'이 약했다.
중소 서비스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퍼플렉시티의 1분기 결제액은 3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9% 늘었다. 지난달 결제액의 경우 16억4000만원으로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1.3%에 그쳤지만 실시간 정보 탐색과 출처 기반 요약이라는 명확한 사용 목적을 앞세워 비교적 균형적인 수요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드저니, 뤼튼, 솔라를 포함할 경우 상위 3개 서비스 밖에서도 틈새 수요가 서서히 커지는 흐름을 보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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