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유력 인사들이 미국 경제를 비관하는 목소리를 잇달아 내고 있다.
헤지펀드업계 큰손인 폴 튜더 존스는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Fed) 차기 의장으로 ‘초비둘기파(Uber Dove)’ 인사를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금리 급락과 함께 달러 가치는 1년 안에 최대 10%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스는 Fed의 금리 인하 본격화 땐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고, 달러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올해 들어 약 8% 하락해 2005년 집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 중이다. 그는 “결국 시장은 재정 확대에 ‘허튼소리’라고 반응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감세·지출 확대 정책이 시장에 중장기적인 리스크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모건스탠리 주최 금융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와 고용지표 악화가 오는 7~10월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고용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은 다시 심해질 수 있다”며 ‘이민자 유입 감소’ 역시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이먼 CEO는 이전부터 미국 경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난달 22일에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을 제기했다. 같은 달 30일에는 ‘레이건 미국경제포럼’에서 채권시장에 곧 균열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