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책 “월드컵 우승 순간에 카타르 옷 입혀”...축구, 단순한 돈놀이가 됐다 [Book] 민중의 스포츠였던 축구어떻게 자본주의 선봉에 섰나 리오넬 메시가 평생 꿈꿔온 순간은 우리가 상상하던 것과 사뭇 달랐다. 2022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 시상식.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직전, 아르헨티나의 하늘색 세로 줄무늬가 검은 겉옷에 가려졌기 때문이다. 카타르 국왕이 메시의 어깨에 직접 걸쳐준 아랍 전통 의상 비슈트였다. 우승 팀 주장은 자국 유니폼만 입고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는 관례가 그렇게 깨졌다. 전 세계 축구의 축제가 결국 오일머니의 무대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순간이었다.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구단을 이야기할 때 전술과 선수만큼이나 구단주가 누구인지, 어느 쪽 지갑이 더 두툼한지를 먼저 따져보게 됐다. 멀게만 느껴지던 중동의 석유 자본은 ‘만수르’를 시작으로 축구 팬들에게 친근한 이름이 됐다. 민중의 스포츠는 어느 순간부터 자본의 스포츠로 변모하기 시작했다.최근 번역 출간된 ‘스포츠워싱, 축구를 집어삼킨 자본과 국가들’은 그 변모의 경로를 20여 년에 걸쳐 되짚는다. 2003년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첼시 인수에서 출발해 아부다비의 맨체스터 시티, 카타르의 파리 생제르맹, 사우디아라비아의 뉴캐슬 인수와 2034년 사우디 월드컵 개최 결정 과정을 따라가며 축구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묻는다.축구가 자본의 각축장이 된 원인으로 저자가 지목하는 것은 세 가지다. 서로를 견제하는 걸프 국가들이 축구를 세력 다툼의 무대로 삼았다는 점, 중계권료를 좇아 이미 스스로 상업화의 문을 열어둔 축구 산업의 구조, 그리고 이 흐름을 규제하기는커녕 방조하고 편승한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이다. 저자는 이 현상의 본질을 이미지 세탁을 넘어선 축구의 극단적인 경제적 정치화라고 규정했다.책은 17개 장에 걸쳐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제의 한계, 유러피언 슈퍼리그 파동, 월드컵 유치 로비의 이면, 경기장을 지은 이주 노동자들의 죽음을 차례로 해부한다.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을 100여 건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맨체스터 시티 사례는 축구계가 스스로를 통제할 능력을 잃었다는 저자의 진단을 뒷받침한다. 유럽축구서포터스연합의 로낭 에뱅은 책에서 축구가 돈에 취해 있다며 영원한 성장이 가능하고 한계가 없다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말했다.문제는 이 과정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2034년 사우디아라비아 월드컵 유치 과정과...
“월드컵 우승 순간에 카타르 옷 입혀”...축구, 단순한 돈놀이가 됐다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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