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기업을 향해] ㈜국제에스티
충남 논산의 도로 안전시설물 전문기업 ㈜국제에스티(대표 이경배)가 품질 검증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일본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국제에스티는 지난해 6월 일본 굴지의 중공업그룹 IHI의 계열사 IHI인프라시스템에 교량용 차량 방호 울타리와 난간 약 5㎞ 분량 100만 달러(약 15억 원)어치를 선적했다. 이 제품들은 미얀마에 건설 중인 아트란 교량(약 550m)과 자타핀 교량(약 800m)의 안전시설로 설치된다.
성과는 2년여 검증의 결실이다. IHI인프라시스템은 제조 기술과 품질 수준을 면밀히 시험했고 한국산업표준(KS)과 일본공업규격(JIS)이 다른 항목은 JIS 기준으로 별도 검사했다. 국제에스티는 모든 관문을 통과했다. 일본 유수 기업의 깐깐한 기준을 넘어섰다는 사실 자체가 곧 글로벌 시장 진출의 보증수표인 셈이다. 이 거래에는 메탈월드 김동성 대표의 적극적인 협조가 힘을 보탰다.
국제에스티가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데는 분명한 전략이 있다. 도로 안전시설물은 철강 등 원자재 비중이 큰 업종이어서 내수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는 수출 전담 부서를 꾸리고 유럽 CE 인증을 획득하는 등 일찍부터 해외 진출의 토대를 다져 왔다.활로는 수출에서 찾았다. 국제에스티는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제도를 지렛대 삼아 타지키스탄, 파푸아뉴기니 등 개발도상국에 도로 안전시설물과 건설 현장 핵심 자재를 공급해 왔다. 지난해 8월에는 파푸아뉴기니 교통·무역·농림 부처 책임자와 주한 대사 등으로 꾸려진 무역사절단 9명이 직접 공장을 찾아 제품 시연을 참관한 뒤 양해각서를 맺었다. 양국의 인연은 충남도 통상자문관인 월드옥타 이동완 부위원장이 다리를 놓았다.
해외 무대를 넓히려는 행보도 분주하다. 일본 ‘메인트넌스 레질리언스 전시회’를 비롯해 필리핀 아시아개발은행(ADB) 행사, 사우디아라비아 인터모빌리티 전시회 등 굵직한 국제 전시에 잇따라 참가하며 세계 각국의 바이어를 공략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태평양 지역으로 거래선을 넓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연계한 수출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이경배 대표는 “내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전략이 생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일본 IHI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공적개발원조를 적극 활용해 수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MASH 인증도 준비하며 기술 개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새로 개발한 인도교는 정부 조달 혁신 제품으로 인증받아 시범 구매 제품에 선정되는 성과도 올렸다. 이 대표는 “개발도상국의 안전 인식이 높아지며 수요가 느는 지금, 정부가 해외 사업에 필요한 지원을 폭넓게 제공해 주길 바란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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