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배우 출연료 회당 10억" 소문 파다하더니 결국… [김소연의 엔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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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22 08:40 수정2025.06.22 08:40

"출연료 회당 10억" 파다한 소문…치솟는 몸값에 넷플릭스 제동? [김소연의 엔터비즈]

"출연료 줄인다니까 스태프 비용까지 선을 정해놓더라고요. 촬영 얼마, 미술 얼마."

업계에서 넷플릭스가 지난해부터 일부 배우들의 회차당 출연료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왔다. 몇몇 관계자들은 출연료 뿐 아니라 스태프 비용까지 요구되는 상한선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몇몇 특A급 배우들의 출연료에 제동이 걸릴지 기대가 제기됐지만 다수의 관계자들은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겠냐"면서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자칫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 지분 요구 등 변종 계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출연료는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최근 몇년 사이 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소위 해외에서도 '잘 팔린다'고 분류되는 몇몇 배우들의 회당 출연료는 10억원 이상 된다는 말이 돌았다. 일본의 넷플릭스 시리즈 주연 배우가 받는 최고 출연료가 1000만엔(약 9400만원)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하면 10배 차이다.

실제로 국내 방송가에서는 배우들의 몸값을 빠른 시간 내에 급격하게 오른 주범으로 글로벌 OTT가 꼽힌다.

한국 론칭 당시 상대적으로 플랫폼의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배우들이 이를 감수하고 오리지널 콘텐츠에 출연하는 만큼, 당시 주류였던 TV 드라마보다 높은 출연료가 제시됐기 때문. 일종의 브랜드 홍보 비용이 포함된 출연료였다. 이후에도 방송사보다 자금 사정이 넉넉한 OTT에서 공격적으로 캐스팅에 임하며 몸값을 더욱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배우들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제작비는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결국 제작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2022년 141편, 2023년 12편이던 드라마 제작편수는 지난해 100여편으로 줄었고, 올해는 80여편이 될 전망이다.

특히 드라마가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져도 작품을 만드는 제작사의 수익은 그에 미치지 못하면서 사업 자체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로 꼽히는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우 지난해 '눈물의 여왕', '엄마친구아들' 등 다수의 히트작이 나왔지만, 매출은 그에 미치지 못해 충격을 안겼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5% 감소한 903억원, 영업손실 9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넷플릭스 출연료 상한선 4억원"이라는 말이 업계에 나오기 시작한 건, 이런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제작비에서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줄일 수 있는게 인건비인 만큼출연료부터 줄이려는 게 아니냐는 것.

다만 넷플릭스는 구체적인 상한선에 대한 언급은 꺼리면서 "넷플릭스는 창작자가 각 작품에서 도달하고자 하는 '야망의 크기'에 걸맞은 예산을 산출하고 있다"며 "크리에이티브 방향에 대해서도 사업자와 창작자와 정교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품의 장르나 포맷에 따라 예산 역시 상이하며, 책임감 있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도 몸값 줄이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배우들 뿐 아니라 촬영 스태프들의 몸값까지 같이 후려쳐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몇몇 제작사 관계자는 "출연료 상한선이 얼마나 가겠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상한선을 정하는거 보다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한 제작사 대표는 "플랫폼에서 출연료를 줄이라고 하면, 경쟁력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작품에 대한 권한을 넘기거나 하는 방식으로 변종 계약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해당 배우를 캐스팅하지 않으면 편성 자체를 받을 수 없는 만큼 울며 겨자먹기로 고통을 감내하는 건 제작사가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요즘도 공동 제작 형태로 배우 매니지먼트사에서 함께 제작사로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상한선을 두고 막아버리면 이런 계약이 더 늘어난다"며 "결국 한정된 제작비와 이윤을 제작사가 주연 배우 매니지먼트사와 나눠 가져야 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다만 출연료에 대한 논쟁이 나올때마다 손가락질을 받는다는 매니지먼트사에서도 억울함을 토로했다. "소모적인 출연료 분쟁은 피곤하니 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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