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 도슨트 투어'까지?…"통신사 안 옮길래" 반응 나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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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7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KT 고객들이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전시 도슨트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 19일 오후 7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KT 고객들이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전시 도슨트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오늘 프라이빗 도슨트 투어는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어요. 통신사 멤버십 혜택으로 이렇게 퇴근하고 문화생활을 공짜로 누릴 수 있다니 어떻게 만점이 아니겠어요."

지난 19일 오후 8시30분경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직장인 김유선씨(43)는 이같이 말했다. 평소라면 그라운드시소 서촌은 이미 입장을 마감한 채 불이 꺼져 있을 때였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마감 시간인 오후 7시 이후에도 여전히 불이 켜져 있었다. 일반 방문객은 아무도 없는 시간, 이 미술관에 60여명의 사람이 모여들었다. 모두 KT가 올해부터 선보인 '프라이빗 도슨트 투어' 멤버십 혜택에 당첨된 사람들이었다.

KT가 할인 중심의 혜택을 넘어 체험 경험을 선사하는 방식으로 멤버십 서비스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보통 제휴사를 통해 할인을 제공하는 식으로 멤버십 혜택을 운영해왔다. 다만 이러한 할인 중심의 멤버십 혜택은 이통3사에 '낙전수입'을 불러오고, 고객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고객이 적극적으로 통신사 할인을 사용하지 않는 한, 멤버십 혜택은 '그림의 떡'으로만 남기 때문이다.

KT는 멤버십 혜택을 고객의 피부에 와닿게 만들기 위해 문화 체험을 선택했다. KT가 갑자기 문화 혜택에 눈을 돌린 것은 아니다. KT는 10년 동안 멤버십 문화 혜택 브랜드인 '컬처앤모어'를 운영하며 연극, 뮤지컬, 전시 등 약 250여 개의 콘텐츠를 할인 가격으로 제공해왔다.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고정적으로 문화 혜택을 제공해 멤버십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차별화 전략은 혜택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KT 멤버십의 공연 전시 혜택은 총 14만건 이상 이용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KT의 문화 콘텐츠 누적 판매 데이터 또한 상위 10개 콘텐츠 중 7건이 전시였다. 이번 프라이빗 도슨트 투어 또한 140:1이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김태현 KT 멤버십서비스팀 팀장은 "전시·공연에 대한 고객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이 있었다"며 "고객에게 다양한 문화 경험을 직접 제공해 멤버십 혜택을 강화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오후 7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KT 고객들이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전시 도슨트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지난 19일 오후 7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KT 고객들이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전시 도슨트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실제로 고객들은 문화 체험 혜택에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 이날 프라이빗 도슨트 투어를 경험한 김씨는 "KT에서만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다른 통신사로 가고 싶지 않다"며 "할인보다 이런 체험형 혜택을 늘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40대 초반 직장인 서모씨 또한 "평소에 문화생활을 즐겨 이런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신청했다. 평소에는 이렇게 소수가 미술관을 볼 수 있는 일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느긋하게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었다"며 "다른 통신사로 이동할 마음은 없다. 계속 KT를 쓸 것 같다"고 했다. 서씨와 함께 미술관을 방문한 40대 초반 직장인 김모씨는 "저는 다른 통신사를 쓰는데 부러웠다. 사실 통신사 멤버십은 할인받을 때 말고는 잘 들어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문화 콘텐츠 수요에 체험이 더해지니 멤버십 '록인효과'가 일어난 것이다. KT는 꾸준히 문화 콘텐츠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문화 콘텐츠를 꾸준히 찾는 고객들을 타켓팅해 취향에 맞는 멤버십 서비스를 제안하는 걸 추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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