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망령?...GKL 등 공기업 경영평가 낙제점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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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등급 공기업 기관장 5명이 ‘윤심’
전정부 알박기 기관장 교체 수순 전망

관광업계 GKL·관광공사 D와 E 등급
문재인 정부 실세 안영배 사장 시절엔
관광공사 실적 최악 코로나에도 A

GKL 본사 전경.

GKL 본사 전경.

한마디로 ‘경영평가(경평) 미스터리’다. 작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나온 가운데, 최하등급 수준인 D와 E를 무더기로 받은 7개 공기업 중 5곳의 기관장들이 윤심 코드 인사로 논란이 있던 인물들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87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종합등급 우수(A) 15곳, 양호(B) 28곳, 보통(C) 31곳, 미흡(D) 9곳으로 평가됐다.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한국관광공사 등 4곳은 ‘아주미흡(E)’ 최하 등급을 받았고, 2년 연속 미흡(D)을 받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유병태 사장에 대해서는 해임 건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일 임기근 2차관 주재로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어 ‘2024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

공운위는 재무 실적·생산성 등 기관 운영의 효율성과 사회적 책임 등 공공성을 평가했고, 물가·주거 안정, 투자 확대 등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한 기관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최하등급 기관장들의 면면이다.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한 이번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나 E등급을 받은 기관장들은 그랜드코리아레저와 주택도시보증공사를 비롯해 모두 7명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중 5명은 윤석열 전 정부의 코드 인사 의혹에 휩싸였던 인물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번 경평 결과를 토대로 ‘알박기’ 및 전 정부 코드에 맞춘 인물들을 정리하는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2년 연속 D등급을 받아 유일하게 해임 건의 명단에 오른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이 대표적이다. 재작년 취임 당시부터 코드 인사 논란이 있었던 인물이다. 유병태 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기다.

‘친윤 유튜버 출신’으로 공정성과 전문성 문제가 불거졌던 민영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장도 D등급을 받았다.

관광업계에서는 한국관광공사와 GKL이 폭격을 맞았다. 관광공사는 횡령이나 중요 범죄가 있어야 받을 법한 E등급으로 내려앉았고, 관광공사 자회사인 GKL은 간신히 D등급에 턱걸이했다.

12.3 계엄 직전에 전격적으로 카지노 운영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 대표가 된 윤두현 전 의원도 대표적인 윤석열 라인으로 통한다.

특히 이재명 정부와는 여러 정치적 사안에서 갈등을 빚어온 주역이 윤두현 대표다. 2023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두고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야기를 “거짓 주장”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윤 사장은 2023년 7월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리 어민을 죽이는 거짓주장을 중단하라”라며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인 출신의 황영식 광해공업공단 사장은 유일하게 E등급을 받았다. 지난 4월, 한덕수 당시 권한대행이 임명해 비판받은 인물이다.

과거에도 경평 결과는 정부와의 코드에 따라 결과가 오락가락한 적이 많다. 이번 경평에서 최하 평점인 E를 받은 한국관광공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까지 1년 이상 사장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이야, 낙제점이지만 ‘A’ 평점을 받으며 승승장구한 시절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실세로 꼽혔던 안영배 사장 시기다. 당시 관광공사는 2019년과 2020년 두 해 연속 경평에서 A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가 창궐해 관광 사이드에서 ‘계량적’ 실적이 나올 수 없었던 점임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경평 ‘미스터리’로 꼽혔던 사건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기업 한 임원은 “공공기관장 자리는 늘 정권 코드와 맞춰질 수 밖에 없다”며 “다만, 객관적인 평가 지수가 나와, 공정한 판단이 이뤄져야 직원들도 신이나서 일할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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