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추출물서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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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민태원)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가 은행잎 추출물의 올리고머화 억제 효과를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이민형 기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민태원)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가 은행잎 추출물의 올리고머화 억제 효과를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이민형 기자

"은행잎 추출물이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로 꼽히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팀이 18일 내놓은 연구 결과다.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은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을 억제하면 치료제의 불모지였던 이 분야에서 새로운 진전을 볼 수 있어 주목된다.

양 교수 연구팀이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내용을 담은 논문은 최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아밀로이드 PET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은행잎 추출물 240mg 복용군과 오메가3, 콜린전구체 등 기존 인지보조제 복용 대조군을 18개월간 비교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등 인지 기능 저하는 있지만 일상생활 기능은 비교적 유지되는 단계다. 다만 아밀로이드 PET 양성인 경우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전구 단계로 여겨진다.

양 교수는 이날 “경도인지장애 환자라고 해서 모두 치매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아밀로이드 PET 양성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구분해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연구는 임상 증상만으로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병을 분류한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아밀로이드 병리가 없는 환자까지 섞였다는 것이다. 그는 “아밀로이드가 없는 환자와 있는 환자가 섞이면 치료 효과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민태원)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가 은행잎 추출물의 올리고머화 억제 효과를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이민형 기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민태원)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양영순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보험이사)가 은행잎 추출물의 올리고머화 억제 효과를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이민형 기자

연구 결과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뭉치려는 경향을 보여주는 혈액 지표인 MDS-OAβ 수치가 0.87±0.14에서 0.79±0.13으로 낮아졌다. 반면 대조군은 0.86±0.11에서 0.95±0.21로 증가했다. 아밀로이드 PET 영상에서 플라크 침착 정도를 수치화한 SUVR도 대조군에서는 18개월 뒤 뇌 전반에서 유의하게 증가했지만,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기저치와 큰 차이가 없었다.

임상 경과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18개월 뒤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된 환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28.6%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됐다. 인지 기능 평가에서도 은행잎 추출물 복용군은 K-MMSE와 CDR-SB 수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대조군에서는 57.1%에서 인지 저하가 관찰됐다.

양 교수는 “은행잎 추출물로 바이오마커와 인지 기능을 함께 확인한 인간 대상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밀로이드 응집에 대한 바이오마커 수치가 낮아지고, PET 영상에서도 베타아밀로이드가 더 늘어나지 않는 현상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 대상자가 35명으로 제한적이고, 연구 설계도 후향 분석 방식이라는 한계도 있다. 양 교수는 “바이오마커로 확인된 환자군을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대상자 수를 늘린 다기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민태원)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실제 진료 사례를 통해 연구 결과의 의미를 설명했다. /사진=이민형 기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민태원)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실제 진료 사례를 통해 연구 결과의 의미를 설명했다. /사진=이민형 기자

이날 현장에 함께 참석한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 은행잎 추출물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2020년 전에는 저 역시 은행잎 추출물을 적극적으로 처방하지 않았다”며 “과거 대규모 연구들은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고, 그 결과 예방 효과를 명확히 보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세포·동물실험과 바이오마커 기반 연구가 축적되면서 처방 근거가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은행잎 추출물이 단일 표적 약물이라기보다 여러 병리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는 순수한 알츠하이머 병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혈관성 병리 등 혼합 병리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간과 콩팥에 부담을 크게 주지 않으면서 뇌 모세혈관 순환, 독성 올리고머 억제, 불안·우울 증상 완화 등을 함께 기대할 수 있는 약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부 환자들이 복용 후 불안감이나 아침에 머리가 멍한 ‘브레인 포깅’ 증상 완화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은행잎 추출물이 최근 도입된 항아밀로이드 항체치료제와 경쟁하는 개념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레카네맙 등 항체치료제가 이미 쌓인 아밀로이드 단백질 덩어리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은행잎 추출물은 아밀로이드가 독성 올리고머로 응집되는 과정을 늦추는 쪽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타깃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두 약제를 함께 쓰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다만 항체치료제가 필요한 환자와 경구 약제로 관리할 환자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용 시 주의점도 제시됐다. 양 교수는 “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기대하려면 임상적으로는 200mg 이상, 실제 처방에서는 240mg 용량이 주로 논의된다”며 “고용량 요법인 만큼 전문의가 환자 상태를 보고 처방·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여러 개 복용하는 고위험군은 출혈 위험을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도 “약에 예민한 환자에게는 어지럼, 두통,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처방 시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건망증이 있다고 무조건 은행잎 추출물을 복용하기보다, 먼저 인지 기능 평가와 혈관 상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치매안심센터나 병원 선별검사에서 정상 범위 안이더라도 점수가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 건망증을 호소하면서 불안감이 큰 경우, 뇌 MRI에서 백색질 변성 등 혈관성 변화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전문의 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등 기존 인지보조제 논란 속에서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약이 줄어들고 있다”며 “은행잎 추출물은 오랫동안 저평가돼 왔지만, 현재까지 축적된 문헌과 이번 바이오마커 연구를 고려하면 인지 기능 개선제로서 근거를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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