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모형도 흘러 내렸다…일본 '재해급' 더위에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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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음식점 앞에 전시된 음식 모형이 녹아내린 모습. /사진=엑스

일본의 한 음식점 앞에 전시된 음식 모형이 녹아내린 모습. /사진=엑스

일본이 '재해급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40도를 넘기는 곳이 속출하면서 기상관측소 통계 작성 이래 처음 보는 수치가 확인되고 있다. '지진설'에 이어 휴가철에 일본 여행을 앞둔 관광객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4일 대만 EBC 등 외신과 엑스(옛 트위터)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일본 한 음식점의 음식 모형이 녹아내리는 일이 있었다.

공개된 사진에는 라멘으로 보이는 국수 요리의 음식 모형이 녹아내리면서 접시 아래로 흘러내리는 모습이 담겼다. 양옆의 전시 모형은 그대로인 모습이었다. 이 밖에도 일본의 엑스 사용자들은 자신이 직접 목격한 유사한 사례를 사진으로 공유했다. 사진에는 말차 라떼 등 전시 모형이 녹거나 접시에 부착된 음식 모형이 떨어진 모습이 포착됐다. 통상 음식 모형은 고온에 취약할 수 있는 폴리 염화 비닐(PVC), 실리콘, 왁스 등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본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들. 사진에는 폭염 탓에 일본 음식점 앞 전시 모형들이 녹아내리거나 부착물이 떨어진 모습이 담겼다. /사진=엑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본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들. 사진에는 폭염 탓에 일본 음식점 앞 전시 모형들이 녹아내리거나 부착물이 떨어진 모습이 담겼다. /사진=엑스

일본의 7월 평균 기온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7월 평균 기온이 1991~2020년 평균 대비 2.89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상 관측을 시작한 1898년 이후 127년 만에 가장 높은 평균 기온이다. 일본의 7월 평균 기온은 올해까지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30일 교토부 등은 40도를 넘어섰다. 교토부의 기온이 40도가 넘은 것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8월에도 유사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은 3일까지 나흘 연속으로 섭씨 40도를 넘어서고 있다. 4일 연속 40도를 넘어선 곳이 나온 건 2013년 8월 10일부터 13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계속되는 고온 탓에 농축산물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기후 변화는 고물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

일본을 이미 찾거나 찾을 예정인 여행객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일본 만화가 다쓰키 료가의 예지몽에서 시작된 '7월 일본 대재앙설'이 불거진 후 지난달 30일 러시아 캄차카반도 동쪽 해역의 강진으로 일본 태평양 연안 대부분 지역에 쓰나미 주의보 등이 발령된 데 이어 역대급 폭염으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다.

국내 한 일본 여행 커뮤니티에서 일부 여행객들은 이러한 여파로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최근 후쿠오카를 방문 중이라는 한 여행객은 "지금 죽을만한 더위다. 오전에 돌아다니다 드디어 체크인하고 쉬고 있는데 온 정신이 다 빠질 것 같아. 열사병으로 왜 죽는지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 여행객들은 낮에는 양산을 쓰거나 최대한 지하상가를 다니는 등 팁을 공유했다.

4일 일본의 기온. 상당 수 지역이 35도 이상의 폭염을 기록 중이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4일 일본의 기온. 상당 수 지역이 35도 이상의 폭염을 기록 중이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열도 북부인 홋카이도를 제외하곤 당분간 이런 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상청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북부와 동부 지역의 기온이 상당히 상승할 것"이라며 "열사병을 포함한 건강관리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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