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는 추가했지만, 환히 웃을 순 없다.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 얘기다.
5월 18일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였다. PSG는 오세르와의 올 시즌 리그앙 최종전에서 3-1로 이겼다. PSG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팬들 앞 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PSG가 조기 우승을 확정하고 치른 오세르전이었다. 이강인은 ‘이날도’ 결장했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PSG는 리그 우승을 확정하고 치른 경기였음에도 이날 최정예를 투입했다. 홈에서 치른 최종전이었기 때문.
PSG는 쿠프 드 프랑스 결승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앞두고 있어 주전 선수들의 경기 감각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일까. 엔리케 감독의 마음속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이강인이 없었다.
이강인은 리그앙 2년 차 시즌을 리그 30경기 6골 6도움으로 마쳤다. 언뜻 보면 준수한 기록처럼 보인다.
이강인이 올 시즌 리그앙에서 선발로 나선 건 19회, 교체 출전한 건 11회였다. 이강인은 올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주전급 선수였지만, 후반기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이강인은 브래들리 바르콜라, 데지레 두에 등과의 내부 경쟁에서부터 밀렸다.
올겨울 이적시장에선 이탈리아 세리에 A 최우수선수상(MVP) 출신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PSG에 합류했다.
흐비차는 PSG에 합류하자마자 빼어난 경기력과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이강인이 올여름 팀을 떠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프랑스 매체 ‘스포르트’는 “PSG는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4명 이상을 매각해 1억 유로(한화 약 1천566억)를 확보하려고 한다”며 “이강인이 매각할 4명 중 1명”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PSG는 이강인의 이적료로 2,000만 유로(약 313억 원)를 책정했다.
이강인의 행선지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의 관심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등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이강인은 세리에 A SSC 나폴리와도 연결됐다.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나폴리가 공격진 강화를 꾀하려고 한다. 이강인은 나폴리의 영입 후보군 중 한 명이다. 나폴리는 리버풀의 다윈 누녜스, 릴 SOC 스트라이커 조나단 데이비드도 영입 대상에 올려놓은 상태”라고 했다.
나폴리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올겨울 PSG로 향한 크바라츠헬리아의 대안을 찾고 있다. 콘테 감독은 측면, 중앙을 가리지 않고 뛸 수 있는 공격수 이강인에게 큰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나폴리는 맨체스터 시티 역대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히는 케빈 데 브라위너 영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나폴리는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팀이다.
김민재가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던 시절 이후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던 나폴리의 한을 풀어줬다.
김민재는 2022-23시즌 나폴리 핵심 수비수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나폴리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콘테 감독은 토트넘 홋스퍼 감독 시절 손흥민을 지도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콘테 감독이 토트넘을 이끌었던 2021-22시즌 EPL 득점왕을 차지했다.
한국에서 이강인의 나폴리 이적 가능성에 귀를 기울이는 건 이러한 인연 때문이다.
이강인과 PSG의 이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