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진성은 통산 713경기에 등판한 베테랑이다. 방출을 걱정했던 그가 연봉 3억3000만 원을 받는 셋업맨으로 진화한 비결은 끊임없는 노력과 철저한 몸관리다. 스포츠동아 DB
우완투수 김진성(40·LG 트윈스)은 KBO리그 통산 713경기에 등판한 베테랑이다. 특히 지난 2년 연속 70경기, 70이닝 이상 소화하며 20홀드를 챙기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다. 올 시즌에도 LG가 30승에 선착한 시점까지 25경기에 등판해 1승1패1세이브13홀드, ERA 3.00(24이닝 8자책점)을 올렸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지난해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27홀드를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진성은 2013년 NC 다이노스에서 데뷔할 때까지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던 투수다. 2004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전체 42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지명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1군 경력은 생각보다 짧다.
1군 데뷔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방황의 시간도 길었다. NC에 입단하기 전까지 SK(2006년)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2011년)에서 2차례나 방출의 아픔을 맛봤다. ‘루틴’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마치 로봇처럼, 코칭스태프의 주문대로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방출을 피하고자 ‘내일’을 꿈꿨던 투수가 이제는 확실한 루틴에 맞춰 움직인다. 25세이브를 따냈던 2014년 정립한 루틴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직구 최고구속 140㎞가 안 나오면 그때가 은퇴할 시기”라고 했다. “2014년 NC에서 마무리를 맡았을 때부터 나만의 루틴과 운동법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더 완벽하게 하려고 한다. 경기가 없는 월요일을 제외하면, 거의 하루도 빼먹지 않고 보강운동을 한다.”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결과는 달콤했다. 2022시즌이 끝난 뒤에는 2년 총액 7억 원에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고, 올 시즌 연봉은 3억3000만 원으로 데뷔 후 최고액이다. 스스로도 “나는 남들보다 더 노력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천부적인 재능도 없었기에 노력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고 자부한다. 꾸준히 직구 평균구속 140㎞대 초중반을 유지하며 성적을 내고 있는 것 자체가 몸관리를 잘했다는 증거다.
강력한 구위를 유지하고 싶은 욕심이 큰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의 마디마디에 진심이 녹아있었다. 김진성은 “나도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고 싶은데, 불씨가 언제 꺼질지 모른다. 꺼지지 않도록 계속 장작을 보충해줘야 한다”며 “100번 반복해서 훈련하면 한두 번 결과가 좋다. 그 한두 번을 얻기 위해서 100번, 200번 노력해야 한다. 그게 쌓이면 세 번, 네 번, 열 번까지도 성공하는 횟수가 증가한다. 그 경험이 슬럼프에서 빨리 벗어나는 데 밑거름이 되니 꾸준한 노력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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