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규모를 1200억원 수준으로 늘려 1500억원 진입을 위한 초석으로 삼겠습니다.”
이동훈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사진)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주요 분야에서 균형잡힌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2023년 매출 1000억원대 로펌으로 도약한 바른은 지난해에도 1058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이 대표변호사는 “2023년에는 몇몇 굵직한 사건의 승소 등에 힘입어 송무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컸다면 지난해에는 자문 쪽의 성장으로 부문별로 고른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금융규제 부문에서 신규 고객 확보를 이어가면서 금융당국 출신 전문가들을 영입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규 전문조직에도 힘을 실을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꾸린 ‘사학구조개선 및 자산관리 대응팀’이 대표적이다. 이 조직은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등으로 경영 위기에 처한 사립대학 재단의 구조조정 관련 업무를 자문하고 있다. 이 대표변호사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대학 재단의 자산을 어떻게 정리할 지를 둘러싼 법률자문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10년 이상 교육부에서 근무한 베테랑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두텁게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에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대표변호사는 “대형 해외 에너지 개발사업은 계약과 인허가, 탄소배출권 거래 등 다양한 법률자문 수요로 이어진다”며 “전문 인력 영입을 이어가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가상자산 형사대응과 국제중재 분야의 역량 강화에도 힘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대표변호사는 향후 정부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회사뿐 아니라 주주도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포함하는 상법개정안이 도입되거나 현재 논의 중인 상속세제 개편작업이 마무리되면 기업들의 법률자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정확한 법률 해석과 신속한 영업 전략을 통해 바른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은 지난해 리걸테크 기업인 로앤굿과 함께 선거법 분야 AI 챗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대표변호사는 “현재 주요 AI는 로펌들의 실무에 적용하기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면서 “로펌 내부에 축적해놓은 양질의 데이터를 얼마나 잘 쓰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황동진·김진성/사진=최혁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