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공습 충돌]
“이란 국민 80% ‘신학 깡패들’ 버려… 정권 매우 약해 교체될 수도” 언급
‘하메네이 암살 시도’ 보도도 나와… 이란 반정부매체 “지하벙커 은신”
교전 사흘째 공습 격화, 피해 커져… 네타냐후, 지지 여론에 공습 지속할듯
이란 공격 사흘째인 15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국민이 근본주의 이슬람을 지향하는 현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13일 영어로 연설한 영상에서 “이란 국민이 단결해 악하고 억압적인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할 때가 왔다”고 밝힌 데 이어 또 한번 이란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국민들의 민심을 뒤흔드는 건 물론이고, 신정일치 체제인 이란의 절대 권력자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암살을 시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 제거에 그치지 않고, 자국에 극도로 적대적인 정치 리더십을 붕괴시키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 네타냐후, 이란 ‘정권 교체’ 언급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도 이스라엘의 목표인가’라는 질문에 “이란 정권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분명 그런 결과(정권 교체)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란 정권 교체가 이번 공습의 목적이라고 밝히지 않았다.
그는 하메네이를 암살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에 대해선 “그 문제는 다루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대신 그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을 할 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로이터는 미국 관리 두 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하메네이를 암살할 기회가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말렸다고 전했다.
하메네이가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런던에 거점을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아들 모즈타바를 포함한 가족들과 지하 벙커에 머물고 있다”고 15일 전했다.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작전 첫날인 13일 하메네이를 공격해 살해할 수 있었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완전히 해제하는 결정을 내릴 기회를 주기 위해 그를 살려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15일 자국으로부터 2300km 떨어진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를 처음 타격한 데 대해 소식통은 “이란 내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하메네이에 대한 경고”라고 설명했다.
● 이란, 이스라엘에 초음속 탄도미사일 발사… 미 대사관 분관도 손상교전 사흘째인 15일 이란 외교부 건물과 이스라엘 공항이 타격을 입는 등 양국의 공습이 강화되고, 피해도 커지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란 국영 언론은 15일 이란 혁명수비대 정보국장인 모하마드 카제미 준장 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은 공군 전투기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핵심부대인 쿠드스군 지휘부도 공습했다. 이란은 16일 새벽 초음속 탄도미사일을 활용해 이스라엘 텔아비브, 하이파, 브네이브라크 등을 공격했고, 이는 13일 보복에 나선 뒤 이스라엘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고 이란 타스님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 분관 일부도 손상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13일 이후 탄도미사일 370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CNN방송에 따르면 16일 오전 기준 이스라엘에선 최소 24명이 사망했고, 592명이 부상당했다. 이란에선 최소 224명이 숨졌고, 1400여 명이 다쳤다.
피해가 커졌지만 이스라엘 내 전쟁 지지 여론이 이어져 공습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타임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15일 이란의 공격을 받은 현장을 방문했을 때 큰 환대를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압박하더라도 네타냐후 총리는 거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오히려 이스라엘이 조만간 지하 구조물을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고성능 ‘벙커버스터’를 요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폭탄은 지하 깊은 곳에 있는 이란의 핵심 우라늄 농축 및 저장 시설을 공격하는 데 꼭 필요하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