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1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 3곳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감행하면서 지하에 핵시설을 만들고 요세화한 포르도 시설을 타격하는 데 사용한 ‘벙커버스터’라는 폭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벙커 파괴용 무기’라는 이름 그대로, 지표면 아래 깊숙이 파고들어간 뒤 폭발하도록 설계된 초대형 관통 폭탄(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를 통칭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은 여러 종류의 벙커버스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최신 버전은 'GBU(Guided Bomb Unit·유도폭탄)-57'이다.
GBU-57은 전작인 ‘BLU-109’와 비교해 10배 강력한 폭발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이란의 핵시설 공격에 GBU-57이 사용됐다면 전투용으로는 첫 번째 폭격 사례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BLU-109는 이스라엘이 작년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제거’ 작전의 공습에서 사용한 바 있다. 이 무기도 약 2m 두께의 콘크리트 벽을 뚫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GBU-57은 위치정보시스템(혠) 기반으로 개발돼 더 정밀한 폭격이 가능하며, 지하 60m(약 200피트) 안팎까지 뚫고 들어가 벙커와 터널 등을 초토화하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GBU-57을 연속으로 사용할 경우 폭발 때마다 더 깊이 파고들어갈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폭스뉴스는 이날 미군이 이란의 포르도 핵시설에 최소 6발의 벙커버스터를 떨어뜨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SNS에 “포르도에 폭탄 전체 탑재량이 모두 투하됐다”고 말했다. 포르도의 핵심시설은 산악 지형의 지하 80~90m 아래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돼 GBU-57을 여러 발 사용해 공격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GBU-57은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로만 운반·투하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폭탄의 길이가 20.5피트(약 6.2m)에 무게가 3만파운드(약 13.6톤)에 달하며, 운용 프로그래밍이 B-2로만 가능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B-2 폭격기는 연료 보충 없이 7000마일(약 1만1000km)을 비행할 수 있으며, 한 번 연료 보충을 받으면 1만1500마일(1만8500km)까지 늘어난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성공’을 발표하기 전 B-2 폭격기 여러 대가 미국 미주리주 공군기지를 떠나 괌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