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재밌다니" 극찬 세례…'84만원' LG 가전 뭐길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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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세계 최초 커피머신 출시
두 개 커피캡슐, 동시에 추출 가능
취향 따라 커피 추출 방식 '제각각'
일반 커피머신보다 추출 압력 높아
시각적 재미 더해 'YG 고객' 공략
추출 시간·크기·가격 등은 걸림돌

LG전자가 지난 12일 출시한 커피머신 '듀오보' 본체가 열리고 있다. 영상=김대영 기자

LG전자가 지난 12일 출시한 커피머신 '듀오보' 본체가 열리고 있다. 영상=김대영 기자

"커피향이 확실히 깊게 느껴진다. 브랜드들이 정해둔 맛과 향을 벗어나서 다양하게 조합하고 마셔볼 수 있는 게 괜찮게 느껴진다. 주말마다 여러 회사 커피캡슐을 사서 조합하고 노는 게 취미가 될 것 같다."

'커피 마니아'로 전향한 지인에게 두 개의 커피캡슐을 동시 추출할 수 있는 커피머신을 써보도록 한 뒤 사용 후기를 묻자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평소 선호하던 커피캡슐 하나와 다른 브랜드 제품으로 추출한 커피를 마시면서 "확실히 맛도 향도 전혀 다르다"고 했다.

LG전자는 지난 12일 신개념 커피머신 '듀오보'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두 개의 서로 다른 커피캡슐을 동시 추출할 수 있는 기능이 특징이다. 하나의 캡슐에서 느낀 부족함을 다른 브랜드 캡슐과 조합해 보완할 수 있어 커피 애호가들 입장에선 반기는 제품이라 할 만하다.

듀오보는 캡슐 조합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선택지를 제공한다. 캡슐별로 추출 온도를 설정할 수도 있고 추출량을 각각 달리할 수도 있다. 같은 캡슐을 사용해도 추출 조건을 다르게 설정해 여러 맛과 향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단 아직은 세세한 설정이 불가능하다. 이 기능을 지원하는 듀오보 애플리케이션(앱)이 시범 운영되는 중으로 앱이 정식 출시된 이후 사용가능할 전망. 기기가 출시되는 일정에 맞춰 앱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LG전자가 지난 12일 출시한 커피머신 '듀오보'가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영상=김대영 기자

LG전자가 지난 12일 출시한 커피머신 '듀오보'가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영상=김대영 기자

추출 압력은 19바(bar)로 일반적인 반자동 커피머신보다 높다. 19바는 대기압 19배 수준의 압력을 의미한다. 통상 강한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할수록 풍미와 크레마(거품층)를 잘 만들어낼 수 있다.

LG전자가 2023년 6월 미국 뉴욕에서 현지 바리스타들과 시민들 대상으로 듀오보 쇼케이스를 열었을 당시 맛과 향에 관한 호평이 쏟아졌다. 쇼케이스에 참석했던 한 바리스타는 "훌륭한 커피 맛과 향은 기본이고 커피를 내리는 시간이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다"고 평했다.

다양한 맛과 향을 탐색할 수 있는 기능만큼 외관도 '재미'를 더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듀오보는 '아폴로 11호 달착륙선'의 모습에 착안해 제작됐다. 우주선 조종석처럼 보이는 추출부와 이를 지탱하는 네 개의 다리가 이색적이다.

'우주선 기체' 하단부엔 500mL 용량 물통과 함께 10.1형 크기 풀HD IPS 디스플레이가 또 다른 재미를 보여준다. 커피를 추출할 땐 듀오보 전용 캐릭터인 우주펫 '큐보'가 추출구 아래로 잔을 가져오는 영상이 나온다. 큐보는 커피 추출이 끝날 때까지 잔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종료 여부를 알려주는 알림 역할을 한다.

LG전자가 지난 12일 출시한 커피머신 '듀오보'는 하단부에 500mL 용량의 물통을 갖추고 있다. 사진=김대영 기자

LG전자가 지난 12일 출시한 커피머신 '듀오보'는 하단부에 500mL 용량의 물통을 갖추고 있다. 사진=김대영 기자

기본적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커피캡슐을 하나만 투입한 뒤 커피를 추출했다. 커피는 △에스프레소 싱글 △에스프레소 더블 △룽고 싱글 △룽고 더블 4가지 유형으로 추출할 수 있다.

커피캡슐을 넣을 땐 우주선 본체가 반으로 갈라지면서 상단부가 위쪽으로 열린다. 기기 안쪽 캡슐 장착부는 탈부착이 쉽게 제작됐는데 아이폰 후면 '맥세이프'와 같이 가까이 접근하면 알아서 장착되는 방식이다.

커피캡슐을 넣을 때와 추출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걸림돌로는 '소음'을 꼽을 수 있다. 기기가 열리고 커피를 추출하는 소음이 꽤 크게 느껴졌다. 하단 화면을 통해 큐보가 시선을 분산시키면서 재미를 주긴 하지만 꽤나 시끄럽단 느낌을 좀처럼 지울 수 없었다.

추출 시간도 비교적 긴 편이다. 캡슐 1~2개를 추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분30초에서 2분 정도. 출근 전 듀오보를 이용해 커피 한 잔을 추출하다 평소 탑승하는 시간대의 마을버스를 놓칠 것 같아 작동을 중단하고 출근길에 올랐다. 하지만 퇴근 이후와 주말엔 강한 압력으로 풍미를 최대한 끌어올린 커피향을 누릴 수 있었다. 듀오보를 사용하는 동안엔 즐겨마시던 스틱커피를 찾지 않았다.

기기 크기 역시 다른 커피머신과 비교하면 큰 편에 속한다. 공간이 넉넉하다면 다양한 맛과 향,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만큼 고민없이 들일 수 있겠지만 통상 주거 면적이 상대적으로 좁은 1~2인 가구엔 버거울 수도 있다.

공유오피스나 회사 내 공용공간에서 예상 밖의 재미를 주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271만여명을 보유한 테크 크리에이터 '잇섭'은 "나중에 손님들 오면 퍼포먼스 보여주기는 좋겠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캡슐 하나만 내려서 먹는다면 굳이 살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LG전자가 지난 12일 출시한 커피머신 신제품 '듀오보'와 전용 캐릭터인 우주펫 '큐보'. 사진=김대영 기자

LG전자가 지난 12일 출시한 커피머신 신제품 '듀오보'와 전용 캐릭터인 우주펫 '큐보'. 사진=김대영 기자

LG전자는 우주선의 외관과 디스플레이 기능이 젊은 사용자층을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취향에 맞는 자신만의 커피를 찾을 수 있는 색다른 경험과 캡슐 투입·추출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요소가 'YG 고객'을 사로잡을지 관건이다.

가격은 84만원으로 다른 커피머신들에 비해 높은 수준. 하지만 여러 캡슐을 조합하고 다양한 추출 방식으로 본인만의 커피를 찾을 수 있다는 기능적 차이를 고려하면 취향에 따라 구매심리가 좌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듀오보는 우선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판매처는 계속 확대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듀오보는 혁신 제품 플랫폼 LG랩스가 고객들 취향과 시각적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기획한 커피머신"이라며 "혁신적 기능뿐 아니라 톡톡 튀는 디자인과 재미 요소도 갖춰 YG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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