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옥포해전때 11척은 고흥 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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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양수군 재조명 학술대회
임진왜란 당시 지명은 ‘흥양현’
전라좌수영 판옥선 24척 출동
“고흥 출신 장수들 연구 필요”

전남 고흥군은 19일 군청 우주홀에서 ‘임진왜란 시기 흥양 수군 가치 재조명 학술대회’를 열었다. 고흥군 제공

전남 고흥군은 19일 군청 우주홀에서 ‘임진왜란 시기 흥양 수군 가치 재조명 학술대회’를 열었다. 고흥군 제공
1592년 5월 임진왜란 발발 직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전남 여수 전라좌수영에서 옥포해전을 위해 첫 출전했다. 옥포해전은 경남 거제시 옥포 앞바다에서 펼쳐진 전투로, 부산진과 동래성을 점령한 왜적이 북상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벌어졌다.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 연합함대는 옥포 앞바다에서 적장 도도 다카토라가 지휘하는 왜군 함대를 격파하며 승리를 거뒀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군의 첫 승리였던 이 전투에서 조선 수군은 왜선 26척을 침몰시키는 전과를 올렸다.

옥포해전에 참전한 전라좌수영 판옥선(전함)은 총 24척이었으며, 이 가운데 11척(약 45%)은 고흥 지역에서 출전한 배였다. 현재의 고흥군은 1441년부터 일제강점기 초기까지 ‘흥양현(興陽縣)’으로 불렸다.

임진왜란(1592∼1598) 당시 여수에 있던 전라좌수영은 5관 5포를 관할했다. 5관은 고흥군을 비롯해 순천시, 순천시 낙안면(옛 낙안군), 보성군, 광양시였으며, 수군 기지인 5포는 여수 돌산(방답진), 고흥 영남면(사도진), 점암면(여도진), 도양읍(녹도진), 도화면(발포진)에 각각 설치돼 있었다.

이처럼 흥양에는 1관 4포가 집중돼 있어 이순신 장군의 해전에 많은 흥양 사람들이 참여했고 큰 희생도 따랐다. 1592년 8월 한산도대첩에서 전사한 전라좌수영 수군 19명 중 13명, 중상자 115명 중 59명이 흥양 수군이었다.

이수경 지역유산연구원장은 19일 고흥군청 우주홀에서 열린 ‘임진왜란 시기 흥양 수군 가치 재조명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제로 발표회를 가졌다고 23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와 ‘임진장초’ 등에 기록된 고흥 출신 인물과 고흥에서 활동한 인물들을 구분해 활동을 분석했다. 그는 “임진왜란 시기 흥양 수군의 해전 참여가 가장 많았고, 피해도 가장 컸다”며 “정걸과 그의 손자 정연, 송대립, 송희립, 송덕일, 신여량 등 흥양 출신 장수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흥군이 ‘흥양수군, 새롭게 알리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공영민 고흥군수를 비롯해 학자와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상훈 전 육군박물관 부관장은 기조강연에서 이순신 장군의 기록인 ‘난중일기’의 성격과 가치,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주민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다. 송호철 국사편찬위원회 고흥 사료조사위원은 임진왜란 전후 흥양 지역 향리들의 전쟁 수행과 활동을 주제로 발표하며, 기존 연구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향리들의 구체적인 활동을 소개했다. 그는 “향리의 주요 업무는 군량의 생산과 수송, 무기 생산·공급, 모병 활동 등이었다”고 밝혔다.

김상현 국사편찬위원회 통영 사료조사위원은 ‘통영 세병관 좌목’을 통해 임진왜란 후 삼도수군통제영의 군관을 분석하며, 흥양 출신 인물 20명을 소개했다. 이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수군으로 활약했거나, 권율 장군과 함께 육군 또는 의병 활동에 참여한 인물들이다.

주제 발표에 이어 열린 종합토론에서는 전남도 문화유산위원 김희태 위원이 좌장을 맡아 송시종 고흥문화원장, 나상필 (재)한국학호남진흥원 연구위원, 김용재 (재)통영 충렬사 위원 등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공 군수는 “‘난중일기’ 속 고흥 인물 조사 용역과 흥양 수군 가치 재조명 학술대회를 바탕으로 ‘흥양수군학교’를 설립해 주민들에게 지역 정체성과 역사 의식을 고취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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