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8일(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컵스와 원정경기 도중 삼진을 당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시카고(미 일리노이주)|AP뉴시스
“아직 326타석밖에 경험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7)는 5월 들어 타격 사이클이 내려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경기 타율 0.324로 활약한 그는 이달 11경기에서 월간 타율 0.190(42타수 11안타)로 저조하다.
12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전부터 최근 2경기에선 각기 4타수 1안타로 타격감을 재차 끌어올리기도 했지만, 8일 시카고 컵스전부터는 올 시즌 처음으로 3연속경기 무안타에 그치며 우려를 샀다.
타격 사이클의 반등이 요원한 현상은 비단 이정후에게만 국한되진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도 월간 타율 0.441의 헬리엇 라모스를 제외하면 팀 타율 0.247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5개 팀 중 4위에 머문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돌파구를 찾으려고 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3번타순을 자주 맡기던 이정후에게 올 시즌 처음으로 4번타자의 중책을 맡기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13일(한국시간)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홈경기 4회말 안타를 친 뒤 1루로 달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
다만 멜빈 감독의 고육책이 효과가 있었는지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NBC스포츠는 “멜빈 감독이 라모스를 3번, 이정후를 4번으로 옮기는 등 조정을 시도했지만, (13일 경기에서) 팀은 단 1득점에 그쳤다. 전체적인 공격력 향상에는 실패한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매체는 이로 인해 13일 경기의 선발투수였던 저스틴 벌랜더가 6이닝 2실점의 역투에도 선발승을 거두지 못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NBC스포츠는 “벌랜더가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였어도 빈약한 득점 지원 때문에 시즌 첫 승을 올리지 못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멜빈 감독의 시도에 대해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 여론도 있다.
MLB닷컴은 “멜빈 감독이 이정후의 4번 배치를 비롯해 몇 가지 조정을 시도했는데, 시즌 초반의 부진을 극복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8일(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컵스와 원정경기 도중 덕아웃에서 헬멧을 고쳐 쓰고 있다. 시카고(미 일리노이주)|AP뉴시스
이정후의 타격 사이클이 내려간 현상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웹사이트인 매코비 크로니클에선 “이정후의 타격 침체는 단순히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익숙해지는 과정일 뿐”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매체는 “이정후는 아직 326타석밖에 경험하지 않은 타자인데, 당연히 적응과 조정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상대 투수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 나오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최근 성적에 대한 해석도 사뭇 다르다.
매체에선 “최근 12경기를 보면 타율 0.196, 출루율 0.208, 장타율 0.261로 보기에 좋지 않은 기록을 남겼을 순 있지만, 그렇다고 ‘읽혔다’고 볼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이어 “이정후가 이 기간 상대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미네소타 트윈스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나머지 콜로라도 로키스와 시카고가 그렇지 않을 순 있어도 단순한 적응기로 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또 이정후의 헛스윙 비율이 빅리그 평균보다도 낮다며 “오히려 지금보다 더 (성적이) 올라갈 여지도 있다. 이정후의 타격 유형을 보면 파워히터로 분류되지 않는 선수들과 비슷한 흐름이 있지만, 그럼에도 평균 이상의 출루 능력과 파워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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