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을 개발하는 인벤티지랩이 이번에는 경쟁 약품 대비 흡수율을 크게 높인 경구용 비만약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먹는 약이면서도 주1회 투여가 가능해 비만약 복용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인벤티지랩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먹는 제형으로 개발한 IVL3027가 전임상 결과 기존 제품의 단점을 크게 개선했다는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세부 임상 결과는 지난 21일 개최된 대한약학회에서 공개했었다.
비만·당뇨약으로 개발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중 경구용으로 허가 받은 제품은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가 유일하다. 인벤티지랩의 경구용 비만약은 생체이용률(흡수율)이 2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벨서스와 비교해 약 73배 향상된 수치다.
인벤티지랩은 이 약물을 주1회 경구투여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GLP-1 기반 주사제는 대부분 주1회 복용, 글로벌 빅파마가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약은 매일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인벤티지랩 관계자는 "신규 경구제형은 기존 주사제형인 위고비와 비교해도 우수한 약물방출 패턴을 보여 세마글루타이드의 고유성을 유지했다"며 "약물 특성을 보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약물전달기술을 통해 경구제형으로도 충분히 주1회 투여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벨서스의 낮은 흡수율은 그간 큰 단점으로 여겨져 왔다. 임상에서 사람마다 편차가 크다는 것도 문제였다. 어떤 사람은 약효가 좋지만 어떤 사람은 약효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이들의 펩타이드 흡수율을 분석하고 마이크로플루이딕 기술을 기반으로 흡수율을 크게 높이는데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벤티지랩 측은 향후 진행될 임상에서 이번 결과를 뛰어넘는 효능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반적으로 비임상보다 임상에서 효과가 더 좋았다"며 "리벨서스와 비교했을 때 먹는 과정을 덜 불편하도록 해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