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사진=KBL 제공 |
'베테랑 이적생' 이정현(38·원주 DB)이 팀을 옮기자마자 캡틴 완장을 달았다.
김주성 DB 감독은 2025~2026시즌 팀 중심을 잡아줄 '주장 중책'을 이정현에게 맡겼다. KBL을 대표하는 정상급 가드 이정현은 지난 2일 서울 삼성에서 DB로 자유계약선수(FA) 이적했다. 계약기간 2년에 보수 총액 4억원 규모. 이정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김주성 감독도 곧바로 첫 소집일부터 주장직을 부여했다.
이정현은 17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첫 소집 때 이뤄진 거라 정신이 없었다. 제가 최고참이기도 하고, 주장을 했던 강상재, 정효근 등 주장을 맡았던 선수들이 한창 농구를 할 나이다. 이것저것 챙기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 김주성 감독님이 저를 시키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현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주장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자리다.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하하 웃었다.
김주성 감독도 신임 주장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정현은 "미팅을 마치고 감독님께서 '갑작스럽겠지만 주장 경험도 있고, 어린 선수들에게 노하우를 주고 다독거리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래도 경기에 들어가는 선수가 코트에서 팀을 잡아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감사하다. 처음이긴 하지만 감독님의 의도를 잘 파악해 가교 역할을 잘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정현이 느끼는 DB의 팀 분위기는 '파이팅'이었다. 앞으로 한 달 정도 외부 재활을 통해 몸을 만드는 이정현은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셨다.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제가 나이도 있고 몸을 잘 만들어야 시즌에 도움이 된다. 양해를 구하고 몸을 만들고 있다"면서 "다행히 강상재와 정효근, 서민수가 잘해주고 있다. 크게 걱정은 안 한다. 파이팅이 넘치고 '열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이정현 오피셜. /사진=원주 DB 제공 |
2024~2025시즌을 마치고 개인 3번째 FA 자격을 얻은 이정현. 이적을 택한 이유는 바로 우승 때문이었다. 이정현은 안양 KGC(현 안양 정관장) 시절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전주 KCC(현 부산 KCC), 삼성 시절에는 성적에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삼성에 있었던 3시즌 내내 최하위를 겪기도 했다. 다음 시즌만큼은 꼭 봄농구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새 시즌 목표에 대해 이정현은 "선수라면 당연히 우승을 바라본다. 편한 것을 원했다면 이적을 안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선수로서 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좋은 팀에서 좋은 멤버들과 플레이오프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제안을 주셔서 이적했고, 개인 목표보다 팀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DB는 2023~2024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멤버들도 좋다. 봄 농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경기에 집중하는 이정현(오른쪽). /사진=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