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140억달러 베팅에…트럼프, US스틸 인수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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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승인했다.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지 1년6개월 만이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완료되면 일본제철은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3위 철강사로 발돋움한다.

일본제철 140억달러 베팅에…트럼프, US스틸 인수 승인

◇“트럼프, US스틸 인수 승인”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SNS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이는 US스틸과 일본제철의 계획적인 파트너십이며, 일자리를 최소 7만 개 창출하고 미국 경제에 140억달러(약 19조원)를 기여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이 투자 대부분은 향후 14개월 내에 실시되며, 펜실베이니아주 사상 최대 규모 투자”라고 덧붙였다. 또 “관세 정책은 철강이 다시, 영원히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되는 일을 보장할 것”이라며 오는 30일 피츠버그 US스틸 본사에서 연설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은 즉각 환영했다. 일본제철은 “US스틸과 파트너십을 승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일본제철의 제안은 미국 노동자, 미국 철강업 그리고 미국 국가 안보를 지키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약속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US스틸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담한 리더이자 미국과 미국 노동자, 미국 제조업을 위해 최선의 거래를 하는 방법을 아는 기업가”라고 추켜세웠다.

2023년 조강 생산량 기준 일본제철은 4366만t으로 세계 4위이며 US스틸은 1575만t으로 24위다. 양사를 합치면 5941만t으로 중국 안스틸(5589만t)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선다. 이 같은 소식에 23일 뉴욕증시에서 US스틸 주가는 급등했다. 한때 주당 54달러로 전일 대비 26%가량 상승했다. 이날 종가는 52.01달러였다.

◇140억달러 투자에 돌아선 듯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US스틸을 141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이 차례로 반대 의견을 드러냈다.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노동자 표심을 얻으려는 전략이었다. 올해 1월엔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 중단 명령을 내렸고, 일본제철은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바뀐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인수 계획 재검토를 지시하면서다. 이후 일본제철은 최대 40억달러 규모의 새 제철소를 포함해 총 14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을 바꾼 요인 중 하나는 일본제철이 투자액을 대폭 늘린 것”이라며 “고율 관세로 미국 경제에 충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측은 대규모 대미 직접 투자를 ‘관세 성과’로 빨리 내세우고 싶은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1901년 창업한 US스틸은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등이 여러 철강회사를 합병해 탄생했다. 1960년대까지 세계 최대 철강 메이커였으나 일본과 유럽의 공세에 시달렸다.

◇100% 자회사?…“아직은 불안”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계획된 파트너십’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일본제철의 과반 지분 인수가 아닌 투자는 괜찮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제철은 US스틸의 완전 자회사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 정부와 일본제철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 자회사화를 허용한 것인지 불분명한 만큼 정식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제철의 US스틸 100% 출자가 승인될지가 중요하다”며 “만약 미국 행정부 측이 과반인 51%나 소액 출자 등에 머물라고 주장한다면 합의점은 다시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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