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나주역 ‘댕기 머리 사건’ 춤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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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학생, 한국 여학생 희롱 계기 광주학생독립운동으로 이어져 비상무용단, 항일정신 춤 형상화 목포-광주-나주 등서 순회 공연 창작 현대무용 ‘소녀, 그 마음에 붉은 멍 들다-댕기 머리 사건’은 일제강점기 학생들이 부당함에 맞섰던 용기와 정의감이 어떻게 더 큰 저항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준다. 동신대 제공 1929년 10월 30일 전남 나주역. 광주로 통학하던 학생들이 기차를 타기 위해 역에 모여들었다. 이날 나주역에서 조선인 학생들과 일본인 학생들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에 다니는 박기옥 양이 일본인 학생들에게 희롱당하는 것을 목격한 사촌 동생 박준채 군 등 광주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몸싸움으로 번졌다. 나주역에서 벌어진 이른바 ‘댕기 머리 사건’의 파장은 광주로 이어졌다. 이후 조선인 학생과 일본인 학생 사이의 대립이 격화했고, 일제 당국의 편파적인 대응은 식민지 교육 현장에서 쌓여온 조선인 학생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됐다. 나흘 뒤인 11월 3일 광주에서 학생들은 일제의 차별과 억압에 맞서 거리로 나섰다. 광주에서 타오른 항일의 불길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으로 번져 이듬해 3월까지 194개 학교, 5만4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거대한 항일운동으로 확산했다. 한 여학생을 둘러싼 나주역의 충돌이 3·1운동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항일 민족운동 가운데 하나인 광주학생독립운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로부터 97년. 차별과 억압에 침묵하지 않았던 나주역 소년·소녀들의 용기와 거리로 나서 일제에 맞섰던 항일정신이 현대무용으로 다시 살아난다. 전남·광주 현대무용의 대표주자인 비상무용단은 창작 현대무용 ‘소녀, 그 마음에 붉은 멍 들다-댕기 머리 사건’을 9월 목포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에서 잇따라 무대에 올린다. 202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대표예술단체 지원사업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비상무용단은 거대한 항일운동의 역사보다 그 시작점에 있었던 평범한 소년·소녀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던 학생들이 느꼈을 두려움과 상처, 부당함에 맞섰던 용기와 정의감이 어떻게 더 큰 저항으로 이어졌는지를 춤으로 보여준다. 97년 전 학생들의 이야기를 오늘의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무대로 되살리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현대무용의 역동적인 몸짓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해 100년 가까운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어 1929년 학생들의 감정을 오늘의 관객에게 전달한다. 총연출을 맡은 박종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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