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한국인 최초 PGA 투어 신인왕, 6년 연속 플레이오프 최종전 진출, 5년 7개월째 세계랭킹 톱50 유지 그리고 마스터스 준우승에 한국 선수 PGA 투어 최다 상금까지. 임성재는 한국 남자 선수 가운데선 누구도 가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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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가 24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 in 김상민 기자) |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으로 성장한 임성재는 지금의 성공을 이끈 비결로 선택과 집중 그리고 꾸준함을 꼽았다.
임성재는 23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국 PGA 투어에 도전하고 싶다면, 다른 투어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PGA 투어 진출에만 집중하는 게 좋다”며 “한국이나 일본 투어를 병행하며 뛰다 보면 현실에 만족할 수 있게 되니 그것보다는 더 큰 무대에 도전한다는 꿈에 집중하면서 자신에 대한 투자와 조금 잃더라도 해보자는 의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6년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로 데뷔한 임성재는 2년간 활동 뒤 PGA 콘페리 투어에 도전장을 던졌다. 일본에서도 안정된 활동이 보장됐지만, 모든 걸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콘페리 투어 진출과 동시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상금왕을 차지하고 2018~2019시즌 PGA 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임성재는 “콘페리 투어 도전 때만 해도 저 역시 같은 상황이었다. 실패하면 모든 걸 잃을 상황이었지만, 모험이었다”며 “저도 어렸을 때부터 PGA 투어에서 뛰는 꿈을 꿨고, PGA 투어에 가야 한다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고 강조했다.
임성재 스스로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기록은 5년 넘게 이어온 세계랭킹 톱50과 6년 연속 플레이오프 최종전 진출이다. 꾸준함을 상징하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는 “PGA 투어 신인왕도 했고, 2승을 거뒀다. 또 마스터스에서 준우승도 했다. 하지만, 기록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모두 꾸준한 활동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며 “6년 동안 쌓아온 결과이고 자부심을 느낄 기록이다. 더 열심히 해서 다른 기록도 깨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해선 자신의 골프에 대해 더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며 “저는 스윙을 크게 바꾼 적이 없다. 퍼트도 그렇다. 스윙이 흐트러졌을 때 어떤 부분을 보완하면 되는지 나 스스로 내 스윙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 진단할 수 있었다. 아무리 좋은 코치를 만나도 자신의 골프를 모르면 소용없다. 꾸준함을 유지하려면 자신의 골프를 찾고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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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가 23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연습라운드하며 샷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PGA) |
성공 뒤에 빠질 수 없는 게 노력이다. 임성재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음을 자부했다.
그는 “올해부터 PGA 투어는 시드 유지 조건을 페덱스컵 125위에서 100위로 줄이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지난 6년 동안 잘해왔지만, 옛날의 간절함을 잊지 않으려고 했고, 몸이 힘들어도 이 투어에서 계속 살아남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몸이 반응하고 더 열심히 해왔다. 저도 안 될 때는 하기 싫은 적도 있었지만, 안 되더라도 다음날 다시 골프장에 갔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PGA 투어 선수 가운데서도 연습량이 많다. 그의 오른손 새끼손가락은 살짝 휘어 잘 펴지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골프채를 잡고 휘둘러 그립을 잡은 것처럼 휘어 있다. PGA 투어에 가서도 연습량을 줄이지 않은 임성재는 웨지를 3~4주 만에 바꿀 정도다.
2023년과 2024년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한 임성재는 올해 26년 만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3연패에 성공하면 1999년 박남신의 SBS프로골프최강전 이후 동일 대회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다.
임성재는 “이번 대회도 작년과 재작년처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그러나 3연패에 대한 생각보다는 마지막 날까지 팬들에게 좋은 경기로 보답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며 “PGA 투어 코스는 티박스에 섰을 때 심적으로 부담을 주고 핀이 물과 가까운 곳에 있는 등 불편한 코스가 많아서 상황에 맞는 판단을 잘해야 하는데, 한국 코스는 산악 코스여서 티샷에 조금 더 중요하다. 또 미국에서 경기할 때보다 거리가 3~5야드 정도 덜 나가는 것도 고려해서 경기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24일 오후 1시부터 1번홀에서 지난주 KPGA 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우승자 김백준, KPGA 투어 통산 최다 상금 1위 박상현과 1라운드 티오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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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가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PG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