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둘러싸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가 당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부산·울산 광역단체장을 내주고 충청권과 강원도까지 민주당에 빼앗기면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관리 부실 논란이 확산하면서 당초 예상됐던 지도부 교체론은 다소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장 대표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부산·울산 광역단체장을 민주당에 내준 데 이어 충청권과 강원도에서도 패배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승리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를 당 지도부의 성과보다는 오 후보 개인 경쟁력에 따른 결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장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 TV 토론 과정에서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대표직을 사퇴하겠느냐'는 질문에 사퇴 의사를 밝힌 점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지도부 책임론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당내에서는 선거 결과에 대한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하는 데 성공한 이진숙 대구 달성 당선인은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장동혁 지도부가 민심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며 "그 부분은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도부 사퇴 등 책임론에 대해선 "교체를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이 당선인은 "지도부 스스로 이번 선거 과정을 되돌아보고 국민들이 어떤 요구를 하고 있는지 겸허하게 반성하고 수용할 것이 있다면 수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이 어려운 환경 아래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국민의힘이 4곳만 승리하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에 밀렸음에도 당초 전망됐던 '궤멸적 참패'는 피했다는 것이다.
홍 전 시장은 특히 "숫자로는 정부, 여당이 승리했지만 압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민심을 잘 살펴서 포용의 정치를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동혁 지도부가 친한계 발호를 슬기롭게 대처하고 당내 혁신을 통해 정통보수주의를 확립해 달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장 대표 체제 유지에 힘을 실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반면 유의동 경기 평택을 당선인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장동혁 지도부가 가려고 했었던 방향이 민심과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를 냉정하게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의 거취에 대해선 "당연히 거취 고민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동료 의원, 당원들과 긴밀하게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선거 직후 장 대표 책임론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선거관리 부실 논란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과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이에 국민의힘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장 대표는 최전선에서 선관위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며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날에는 직접 중앙선관위에 항의 방문해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면담하고 개표 중단 및 재선거를 요구했다.
장 대표로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떠안기보다 선거관리 부실 문제를 전면에 세우며 당내 결집을 시도할 공간이 생긴 상황이다.
실제 장 대표는 사실상 사퇴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아쉬운 선거 결과"라면서도 "제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오만하고 무도한 민주당에 맞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도 전날 성명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의 공정성을 제대로 세우기는커녕 부정선거 음모론자에게 최악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희선/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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