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리튬이온캐시터(LIC)를 공급하는 계약을 연내 체결할 계획입니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는 5일 충남 당진 본사에서 한 인터뷰를 통해 “대만의 델타전자와 관련 사안을 협의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리튬이온캐시터는 에너지 저장 능력은 리튬이온전지보다 작지만, 충전 속도와 출력, 수명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첨단 에너지 저장장치다. 델타전자는 데이터센터 전원공급장치 글로벌 1위 업체로 엔비디아, 구글 등의 AI 데이터센터업체에 전원과 냉각 솔루션을 제공한다.
◇“신규 사업 매출, 기존 사업 넘어설 것”
장 대표는 “계약이 체결되면 생산된 제품은 델타를 거쳐 미국 빅테크 기업에 공급될 것”이라며 “기존 사업 매출을 능가하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발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리튬이온캐시터는 데이터센터에서 전력 사용량이 단기간 급증할 때 피크 전력 부담을 낮춰주는 핵심 백업 에너지 장치로 활용된다. 현재 업계 1위인 일본 무사시에너지솔루션스가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은 전체 수요의 20% 이하로 추정된다. 비츠로셀은 업계 2~3위권 업체다. 장 대표는 “전 세계에서 리튬이온캐시터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몇 곳 없다”며 “비츠로셀이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의 리튬이온캐시터 공급망에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대만을 여러 차례 오가며 구체적인 공급 물량, 방식 등을 델타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츠로셀은 업계 1위 무사시를 따라잡기 위해 생산능력을 빠르게 키울 계획이다. 비츠로셀은 당진공장 북쪽에 리튬이온캐시터 전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장 대표는 “기존 사업만으로 올해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할 예정”이라며 “리튬이온캐시터 사업이 안정화되면 회사의 체급이 달라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비츠로셀의 예상 매출(증권가 컨센서스 기준)은 305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5.6% 증가한 수준이다.
◇美 국방부에 드론용 배터리 공급
비츠로셀은 충전을 하지 않는 1차 전지 시장에서 세계 선두권 업체다. 석유 시추, 스마트 계량기, 방산 등 기존 사업에서도 탄탄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92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0%에 이른다. 가장 수익성이 높은 석유·가스 시추장비용 고온 전지의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지난해 9월 미국 배터리 팩 업체 ‘이노버 파워 솔루션’을 약 330억원에 인수해 석유 시추용 배터리 팩 기술을 내재화했다”며 “올해 고온 전지 매출은 전년 대비 최대 2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기·수도·가스 등 스마트 계량기용 리튬 일차전지 사업에서도 꾸준히 20~30%의 영업이익률이 나온다”고 했다.
방산 사업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장 대표는 “튀르키예의 최대 방산업체 로켓산 측 요청으로 내년 11월로 예정했던 천안공장 생산능력 증설 계획을 내년 7월로 앞당겼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국방부와도 자폭 드론 등에 장착되는 드론용 배터리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전용 공장을 착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회사 실적이 고공행진하는 비결을 묻자 “지하의 시추 장비나 방산용 폭발 무기 등에 들어가는 1차전지는 단 한 번의 오류도 치명적인 사고로 직결된다”며 “절대적인 신뢰성과 검증된 트랙 레코드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신규 플레이어가 함부로 진입할 수 없는 ‘해자’가 만들어 진다”고 했다.
당진=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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