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市 채무 1조5800억원
사업 원안 추진 시 5000억여원 부족
대형 투자사업 등 원점 재검토 예정
민선 9기 출범을 앞둔 대전시가 재정난에 직면하면서 각종 현안 사업 추진에도 적색등이 켜졌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 측은 시의 재정 상태에 대해 “사실상 파산 위기”라고 규정하며, 대대적인 세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박정현 민선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장은 22일 옛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감스럽게도 업무 보고 과정에서 확인된 민선 8기 대전시정의 실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인수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의 채무는 약 1조5800억원으로, 3년 전인 지난 2022년(약 1조원) 대비 58%가량 증가했다.
인수위는 시 채무 급증의 배경으로 이장우 민선 8기 시정의 대형 토목건축 사업 남발, 국비 확보를 외면한 시비·지방채 중심의 재정 운용, 기준과 공정성을 잃은 편향적 홍보비 과다 지출 등을 꼽았다.
먼저 인수위는 대형 건축 사업들의 과다 추진이 재정난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문화예술관광 분야 사업 중 음악전용공연장과 제2시립미술관 건립 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B/C) 비율이 각각 0.13, 0.015에 불과함에도 추진을 강행했다는 게 인수위의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민선 8기 대형 사업은 국비 확보 노력 없이 시비와 기금, 심지어 빚을 내는 지방채로 시작됐고, 국비를 매칭하더라도 시의 부담이 기형적으로 높은 불리한 구조”라며 “이런 비정상적인 예산 책정이 결국 재정난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또 박 위원장은 편향적 홍보비 과다 지출에 대해서도 “특정 매체의 홍보비 폭증과 비판적 논조 매체의 배제·삭감은 민선 8기가 홍보비를 통해 언론을 길들이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현재 계획된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할 경우 올해에만 5482억원의 재원이 부족하고, 이듬해부턴 연평균 6955원의 세출 초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인수위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세출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을 허 당선인에게 건의했다. 1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사업 원점 전면 재검토, 행사성·경직성 경비 최소 10% 이상 일괄 조정, 채무 감축 등이 인수위가 언급한 과제다.
특히 대규모 투자사업들은 국비 확보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재검토될 예정이다. 시가 추진하는 대형 SOC 사업 59개의 총사업비 3조6699억원 중 70% 수준인 2조7603억원은 시 자체 예산으로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인수위는 민선 8기 대표 사업인 대전 0시 축제와 보물산(보문산) 프로젝트도 내부 논의를 거쳐 사업 추진 또는 축소, 중단 의견 등을 허 당선인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최대한 집행을 줄이고 세수를 확보하더라도 연말에 200억원 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시 정리추가경정예산의 추가 세수 확보, 정부의 추가 지원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산을 막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며 “위기를 넘어 새롭고 튼튼한 대전을 세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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