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의류 ‘라벨갈이’ 416억원 규모 적발…국산 둔갑시켜 공공기관 납품도

3 days ago 7

불법 원산지표시 후 정부기관 등에 납품된 보호복과 민방위복. 출처=관세청

불법 원산지표시 후 정부기관 등에 납품된 보호복과 민방위복. 출처=관세청
정부가 저가 수입 의류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이른바 ‘라벨갈이’ 단속을 벌여 총 416억 원 규모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했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근무복과 보호복까지 국산으로 둔갑한 사실도 드러났다.

9일 관세청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열린 ‘의류 라벨갈이 근절 및 패션·봉제산업 기반 보호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범정부 의류 라벨갈이 합동단속’ 결과를 발표했다. 관세청은 공정거래위원회, 조달청, 경찰청, 서울시와 함께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100일간 합동으로 단속을 진행했다.

단속 결과 총 193개 업체에서 416억 원 상당의 원산지 표시 위반 등 불공정 행위가 적발됐다. 적발 금액은 2019년 특별단속 실적(150억 원)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불공정 행위는 의류 도매업체가 봉제업체에 외국산 의류의 원산지 라벨을 국산으로 바꿔 붙이도록 한 뒤 국산으로 판매하거나, 원산지 표시를 아예 제거한 채 유통한 경우가 많았다. 중앙행정기관 납품용 근무복에 원산지를 이중으로 표시하거나,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화학물질보호복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는 적발 업체를 대상으로 대외무역법에 따라 과징금과 형사처벌을 추진한다. 공공조달 업체에는 입찰참가자격 제한과 부당이득 환수 조치도 병행할 예정이다. 또 국회와 협력해 원산지 표시 위반 처벌을 강화하고, 지자체와 연계한 ‘라벨갈이 신고센터’를 구축하는 등 상시 단속 체계도 마련한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라벨갈이는 국내 생산 기반을 붕괴시키고 K-패션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심각한 불법행위”라며 “단속을 강화하고 관계기관 간 협업과 업계·소비자와의 소통을 확대해 원산지 표시 위반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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