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신용등급 우수수…퇴직연금 판매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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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와 경기 침체로 연체율이 상승하며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한 것이 신용등급까지 영향을 끼쳤다.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직전까지 밀리면서 퇴직연금 시장에서 퇴출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일 금융권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나신평)는 지난달 25일 저축은행 3곳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강등했다. 고려저축은행의 장기 신용등급은 ‘A-’에서 ‘BBB+’로 하향했고 예가람저축은행의 장기 등급과 다올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ICR)은 ‘BBB+’에서 ‘BBB’로 내렸다.

앞서 지난달 4일에는 한국기업평가가 바로저축은행의 ICR 등급을 ‘BBB’에서 투기등급 직전인 ‘BBB-’로 하향했다. JT친애저축은행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BBB-’를 받았다. 이전 ‘BBB’에서 낮아진 것이다.

저축은행 신용등급 강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부동산 PF에 따른 건전성 악화가 꼽힌다. 한기평은 바로저축은행 신용등급 하향조정과 관련 “브릿지론(토지매입 단계 PF)을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지속하고 있고 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자본감소에 따른 레버리지 관리 부담 증가도 영향을 끼쳤다고 부연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신용등급 하락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작년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17곳의 신용등급을 내리거나 전망을 낮췄다. 신용등급을 받는 30개의 저축은행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신용등급 조정은 저축은행의 자본조달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 퇴직연금은 정기예금과 함께 저축은행의 대표적인 수신처다. 저축은행은 은행을 통해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신용등급이 ‘BB’(투기등급)까지 떨어지면 은행의 퇴직연금 상품 목록에서 제외된다. 실제 지난해 9월 페퍼저축은행은 신용등급 ‘BBB’에서 ‘BBB-’로 조정되자 퇴직연금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런 탓에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 PF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4차 PF 정상화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규모는 역대 가장 큰 1조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업계의 PF 부실자산 정리가 6월 말을 넘기면 대대적인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다만 경기침체 등 대외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이 자본조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용등급은 대외이미지 차원에서라도 관리해야 한다”며 “업계 자체적으로 건전성 개선을 노력하고 있지만 대외 환경의 영향도 있는 만큼 당국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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