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에 비트코인 1개, ‘코인기부 시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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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거석씨 “취약계층 돕는데 써달라
새로운 기부 형태, 많은 분 참여를”
적십자사 “현금화해 1.6억 마련
다양한 기부문화 확산 기대” 밝혀

11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서 취약계층 의료 지원 등을 위해 1비트코인(약 1억6000만 원 상당)을 전달한 김거석 씨(오른쪽)가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함께 비트코인 모형을 들어 보이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제공

11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서 취약계층 의료 지원 등을 위해 1비트코인(약 1억6000만 원 상당)을 전달한 김거석 씨(오른쪽)가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함께 비트코인 모형을 들어 보이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제공
70대 개인 투자자가 취약계층을 돕는 데 써달라며 대한적십자사에 가상자산을 맡겼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2월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 기부금 현금화 목적 거래를 허용한 뒤 개인이 고액 디지털 자산을 기부한 첫 사례다.

적십자사는 13일 개인 투자자 김거석 씨(78)가 취약계층 의료 지원과 수해 구호를 위해 써달라며 비트코인 1개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김 씨가 맡긴 비트코인 1개는 정부 가상자산 기부금 현금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현금으로 바꾼 뒤 전액 취약계층 의료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적십자사는 전날과 이날 각각 0.5비트코인씩 현금화해 약 1억6000만 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기부 방식도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며 “가상자산 기부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부 형태로 더 많은 분이 인도주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고자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적십자사에 1억 원을 기부하며 고액 기부자 모임인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 283호 회원이 됐다. 이후에도 투자에서 번 돈 1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정하며 적십자사 ‘10억 클럽’ 1호 회원이 됐다. 김 씨가 현재까지 적십자사에 기부한 액수는 9억6000만 원이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김 씨의 가상자산 기부를 계기로 향후 다양한 형태의 기부문화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부금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집행해 취약계층이 필요한 의료 지원을 받고 수해 피해 주민들은 조속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3월에는 김 씨의 기부로 서울적십자병원에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누구나진료센터’가 문을 열었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이 센터에서 진료를 받으면 내부 심사를 거쳐 진료비 본인부담금 50∼100%를 지원한다. 김 씨는 센터 개소식에서 “아픈데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고 힘들게 사는 이를 돕고 싶었다”며 “장애인과 노숙인, 위기가정 등 어려운 분들이 아플 때 마음 편히 치료받고 건강히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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