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많을수록 내신 유리"…300명 이상 고교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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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5등급제 영향으로 학생이 많은 고교에 신입생이 몰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내신 등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규모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원하는 등급을 받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일반고 1700곳의 학생 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한 학년이 300명 이상인 일반고에 진학한 학생은 10만708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만2017명보다 30.6%(2만5063명) 늘어났다. 한 학년이 200명 이하인 일반고에 진학한 학생은 지난해 25만154명에서 올해 24만4455명으로 2.3%(5699명) 줄었다.

대규모 학교 쏠림 현상은 학생이 적은 학교일수록 내신 1등급을 받기 어렵다는 학생들의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5등급제 기준으로 한 학년이 100명이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은 10명(10%)에 불과하지만, 300명인 학교에서는 30명으로 늘어난다.

기존 9등급제에서 상위 10~11%에 속하던 학생은 새 체제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2등급 구간이 크게 넓어지면서 대학들이 2등급을 이전만큼 상위권 성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9등급제에서는 2등급까지의 누적 비율이 11%였지만 5등급제에서는 34%까지로 확대된다.

종로학원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2026학년도 모집인원(1만8376명)을 내신 5등급제 등급 분포에 대입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내신 5등급제에서는 전체 평균 1.2등급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9등급제에서는 평균 1.8등급이 합격권으로 분석됐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학생들이 선택과목별로 분산되면서 과목별 수강 인원이 줄어드는 점도 대규모 학교 선호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학생이 적은 학교일수록 선택과목별 수강 인원이 더 적어져 내신 산출에서 불리해질 수 있고, 일정 규모의 수강 인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과목 개설 자체도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생이 많은 지역에 상위권 학생이 집중되면 수시 모집에서 해당 지역 대입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대규모 학교와 지역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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