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엔 여권 필요해” “홍어라며 웃어”…교사 90%, 학생 ‘혐오 표현’ 경험

1 week ago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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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엔 여권 필요해” “홍어라며 웃어”…교사 90%, 학생 ‘혐오 표현’ 경험

지난 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참배하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최근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5·18 조롱 응원 구호로 공분을 샀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참배하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최근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5·18 조롱 응원 구호로 공분을 샀다. [연합뉴스]

“전라도에 가려면 여권이 필요하다고 하고, ‘홍어’라며 웃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 폭동’이라고 부르거나 ‘탱크 데이’를 외치는 학생도 있습니다.”

“중력을 배우다 떨어지는 물체를 보고 ‘운지(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비하하는 표현)’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응원 논란 이후 학교 현장에서 지역 비하와 역사 왜곡, 혐오 표현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교사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7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초·중·고 교사 1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혐오·역사 왜곡 표현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학생들의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학교에서 접한 적이 있다고 답한 교사는 전체의 89.3%에 달했다. 직접 목격했다는 응답은 73.9%, 다른 교사 등을 통해 전해 들었다는 응답은 15.4%였다.

학교급별로는 중학교 교사의 경험률이 92.7%로 가장 높았으며 초등학교 87.4%, 고등학교 86.4% 순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이 가장 많이 접한 혐오 표현은 ‘정치인이나 역사적 인물의 죽음과 비극을 조롱하는 표현’(88.9%)이었다. 이어 여성·성소수자·장애인·이주민 등에 대한 혐오와 차별(86.8%), 세대·직업·계층 비하(81.8%), 역사적 사건 왜곡과 희화화(80.5%) 등이 뒤를 이었다.

학생들의 혐오 표현은 대부분 일상 속에서 이뤄졌다. 혐오 표현을 접한 교사의 77.3%는 쉬는 시간 등 학생 간 대화에서 이를 들었다고 답했고, 수업 중 학생 발언을 통해 접했다는 응답도 52.6%에 달했다.

특히 교사들은 최근 논란이 된 배재고 야구부 사건을 일부 학생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고 인식했다. 응답자의 88.4%는 이번 사건이 온라인 혐오문화 확산과 연결돼 있다고 답했으며, 원인으로는 온라인 혐오 콘텐츠와 커뮤니티 문화의 영향(94.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정치권과 언론의 혐오·조롱 언어를 지목한 응답도 74.4%였다.

현장에서는 지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혐오 표현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응답이 69.9%로 가장 많았고, 학부모 민원이나 외부 비판을 우려한다는 응답도 60.1%에 달했다. 학교에 관련 대응 매뉴얼이 있다고 답한 교사는 2.1%에 불과했으며, 절반이 넘는 54.0%는 아예 매뉴얼이 없다고 응답했다.

학생 대상 조사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혐오 표현 노출이 확인됐다. 전교조가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6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외모·성적·지역 등을 조롱하는 콘텐츠를 접했다는 응답이 53.5%로 가장 많았고,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죽음과 비극을 조롱하는 콘텐츠를 봤다는 응답도 51.2%였다. 노출 경로는 유튜브(53.1%), 인스타그램(51.6%), 틱톡(33.6%) 순이었다.

다만 학생들의 인식은 다소 달랐다. 배재고 사태를 알고 있는 학생 가운데 80.6%는 다른 사람이나 지역, 역사적 아픔을 조롱하는 표현은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또 학교에서 혐오 표현과 역사 왜곡을 제대로 배우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5.3%,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토론하는 수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42.9%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많은 학생들이 이미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고 있다”며 “학교와 사회가 혐오 표현과 역사 왜곡이 왜 문제인지 더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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