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원다연 기자]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16일 하루 만에 2900선을 재탈환하며 연중 최고가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중동발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04포인트(1.80%) 오른 2946.66에 마감, 2거래일 만에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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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3년 5개월 만에 2940선을 회복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 발발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 하루를 제외하고 이달 내내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종가 기준 294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월 13일(2962.09)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3000피 도달까지 53.34포인트(1.81%) 차를 남겨두고 있다.
외국인이 9거래일만에 3223억원 규모를 순매도했으나, 기관과 개인이 각각 2526억원, 456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국내 증시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랠리를 이어가며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선방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8개국 증시 가운데 최근 1개월 코스피 수익률이 12.2%로 가장 높았다. 반면 미국 뉴욕 3대 지수를 비롯해, 유로 스톡스50(-2.53%), 독일 DAX(-1.06%), 프랑스 CAC 40(-1.04%) 등은 1개월 수익률이 1~2%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일본 니케이225(1.48%), 중국 상해종합지수(0.63%), 홍콩 항셍지수(3.14%) 등도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고,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중동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7% 이상 급등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됐다. 그러나 국내 증시는 정권 교체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완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방산주 등 일부 실적 모멘텀 업종의 강세에 힘입어 랠리를 이어갔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를 소화하며 하락 마감했으나 코스피는 하방압력이 미미했고, 방산, 원자력, 기계, 증권 등 실적 모멘텀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강세를 이끈 업종은 방산·원자력·증권 등이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LIG넥스원(079550)(55만7000원)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98만7000원), 현대로템(064350)(19만8650원), 한국항공우주(047810)(10만1800원), 한화시스템(272210)(6만5000원) 등 방산주가 장중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특히 한화시스템(272210)은 이날 미국 노스롭그루먼과 대공방어시스템 협력 MOU를 체결하며 이날 18.01% 상승해 주목받았다.
전력기기 업종 역시 변압기 수요 강세와 가격 인상 등으로 호황을 이어가며 효성중공업(298040)(13.38%) 등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증권 업종은 코스피 상승과 거래대금 증가, 동학개미 투자자 복귀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역시 전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 거래일보다 5.8원 내린 1363.8원에 마감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본 니케이가 1.26%, 홍콩 항셍지수는 0.82%,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0.35% 상승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하루만에 하락을 멈추고 반등했다”며 “중동 안보 위기로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