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25.06.13 13:39 수정2025.06.13 13:39
트럼프, 러-우크라전과 중동 긴장
해결 장담했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상황만 악화
가자지구에서도 별다른 진척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1월 취임한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전쟁, 이란의 비핵화 등을 매듭짓겠다고 장담했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부문은 성과는커녕 더욱 복잡해진 난제에 부딪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미국을 속이고 있다면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며 이를 판단하기 위한 시한으로 2주를 제시했다. 하지만 그때로부터 2주가 지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제재에 유보적 입장만 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럽이 러시아 원유와 가스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기 시작한 데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이 안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스라엘 매체 N12는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직접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나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지금 당장은 공격이 논의에서 제외돼야 한다"” 거듭 강조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런 공격 직전인 12일 백악관에서 진행한 법안 서명 행사에서도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해 “임박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것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큰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낙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좋은 합의에 상당히 가까이 와 있다”며 "나는 그들(이스라엘)이 들어가는 것(대이란 공격)을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합의를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시작하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는 이란에 대한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중동) 지역의 미국 군대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행동한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관련, 각료급 회의를 소집했다고 CNN이 백악관 당국자와 소식통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이란에 대한 공격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음에도 이스라엘이 이를 따르지 않은 만큼 백악관의 입김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