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은 새 혁신의 출발선”…롯데 신동빈, 업의 기본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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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2026년 하반기 VCM이 진행되기 앞서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황민재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오른쪽)으로부터 음성과 모션 인식 기반 ‘AI 비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 제공)

15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2026년 하반기 VCM이 진행되기 앞서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황민재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오른쪽)으로부터 음성과 모션 인식 기반 ‘AI 비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 제공)
“전통은 한계를 가두는 천장이 아닌 새로운 혁신을 위한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기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 1분기(1~3월) 그룹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일시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컸던 만큼 그룹의 장기 성장을 이끌 사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롯데그룹은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2026 하반기(7~12월)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개최했다. 롯데 VCM은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실장, 각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모여 그룹의 경영 방침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신 회장은 상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경계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그룹 전반적인 실적은 개선됐지만 아직 외부 자본시장의 시각은 냉정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계열사들이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비용 효율화에 나서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은 개선됐지만, 이를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신 회장은 이어 “성숙기에 접어든 그룹의 핵심 사업이 새로운 성장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업의 기본에 충실한 본원적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기존 사업의 내실 다지기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하반기(7~12월) 경영 환경과 관련해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AI 에이전트를 포함한 기술 발전의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회장은 지난 10년간 그룹의 사업 경쟁력이 정체됐다고 진단하고, ‘선택과 집중’,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 ‘경영의 기본에 충실’을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실행 원칙으로 제시했다. 신 회장은 “CEO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고객 관점에서 끊임없이 개선하고, 대담하게 혁신하며 조직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투자와 관련해 “철저한 타당성과 수익성 검증 후 재무건전성을 고려한 범위 내에서 집행할 것”을 주문했다. 외형 확대를 위한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날 VCM에서는 미래학자이자 글로벌 리테일 전문가인 더그 스티븐스가 연사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가 VCM에 외국인 연사를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티븐스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리테일프로핏 설립자로 구글과 이케아, 월마트,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기업의 리테일 전략 자문에 조언해 왔으며, 이날 AI 기술 변화와 글로벌 소비시장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롯데는 VCM 현장에 그룹의 AI 전환(AX) 추진 현황과 활용 사례를 소개하는 ‘AI 에이전트 전시’도 열었다. 음성과 동작을 인식하는 AI 비서를 비롯해 가격 모니터링, 상품 수요 예측, 글로벌 시장 전망 분석 등 현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10여 개 AI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롯데는 AI 전시와 해외 전문가 강연을 VCM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배치함으로써 AI를 그룹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할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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