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열정적인 한국과 LIV골프 시너지 기대… 韓 선수 적극 영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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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오닐 LIV골프 CEO가 인천 잭니클라우스GC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2일부터 열리는 LIV골프 코리아에 대한 기대를 밝히고 있다. 인천=조수영 기자

스콧 오닐 LIV골프 CEO가 인천 잭니클라우스GC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2일부터 열리는 LIV골프 코리아에 대한 기대를 밝히고 있다. 인천=조수영 기자

"골프를 사랑하는 젊은 세대가 많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가진 한국은 LIV골프에게 중요한 시장입니다. 한국에서도 재능있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할 계획입니다."

스콧 오닐 LIV골프 최고경영책임자(CEO·미국)는 1일 "한국 골프팬들과의 첫 만남이 기대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2일부터 사흘간 인천 잭니클라우스GC(파72)에서 열리는 LIV골프 코리아를 앞두고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자리에서다.

LIV골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으로 2022년 6월 출범한 신생 리그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달리 매 대회 50여명의 선수가 커트탈락 없이 54홀 스트로크 플레이를 샷건 방식으로 진행한다. '왕년의 스타' 필 미컬슨, 버바 왓슨(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을 비롯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대표하던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욘 람(스페인) 등 월드스타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대상을 받은 장유빈(23)이 최초의 한국 국적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오닐 대표는 스포츠 경영 전문가다. 멀린 엔터테인먼트, 해리스 블리처 스포츠 &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CEO를 지내며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미국프로풋볼리그(NFL) 필라델피아 이글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뉴욕 레인저스와 뉴저지 데블스 등을 이끌었다. LIV골프의 초대 CEO인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의 후임으로 지난해 1월 취임해 이제 100일을 조금 넘긴 그는 "그 어떤 스포츠 리그보다 재능있는 선수, 뛰어난 동료들과 일하고 있다. 경영자로서는 행복한 환경"이라며 "이제 3년된 신생 리그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성장세를 만들어낸 비결 역시 인적 구성에 있다"고 말했다.

남자 프로골프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독점하던 시장이었다. 압도적 자본력을 가진 LIV골프가 출범하면서 디섐보, 켑카 등 간판 선수들이 LIV골프로 이적했다. PGA투어가 선수 이탈을 막기 위해 상금 규모와 다양한 보상을 늘리면서 최근에는 톱랭커급 선수들의 이적이 거의 멈춘 상태. 폭스TV로 미국 전지역 중계를 시작했지만 아직 PGA투어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오닐 대표는 "이같은 분위기는 LIV골프의 리스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8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렸던 LIV골프 멕시코시티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자 호아킨 니만(칠레)의 마지막 홀 티샷 사진을 보여줬다. 갤러리 천여명이 홀을 가득 메운 모습이었다.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미국에서만 치르는 PGA투어와 달리 LIV골프는 세계 각국에서 대회를 치릅니다. 올 시즌에만 호주, 싱가포르, 멕시코 등 4개 대륙에서 대회를 치렀죠. 우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리그이기에 PGA투어는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닙니다.

사진=LIV골프

사진=LIV골프

그는 LIV골프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젊음"을 꼽았다. "PGA투어 갤러리와 시청층은 중장년 남성이 압도적 다수이지만 LIV골프는 갤러리의 40%가 여성이고, 시청자 및 갤러리 연령대도 평균 15세는 더 어리다"는 설명이다. 가족 단위 갤러리가 많아 어린 세대들이 골프를 경험하고 꿈꾸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자부심도 있다.

LIV골프는 대회 내내 현장을 신나는 음악으로 채우며 한판의 '축제'로 만든다. 이번 LIV골프 코리아 최종일에는 지디, 아이브 등 케이팝 스타들이 나서는 콘서트가 열린다. 선수들 역시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치를 정도로 자유로운 분위기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성 골프팬들이 LIV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14일 막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라운드는 PGA투어와 LIV골프의 대결로도 주목받았다. 최종라운드에서 PGA투어 대표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LIV골프 간판 디섐보가 챔피언조에서 맞붙으면서다. 오닐 대표 역시 "이 경기를 흥미롭게, 감동적으로 지켜봤다"고 했다.

결과는 매킬로이의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역사적 결과까지 낳았다. LIV골프의 패배로도 볼 수 있지만 그는 오히려 "LIV의 저력과 매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로리와 우승경쟁을 했던 브라이슨은 극도의 긴장 속에서도 홀을 이동하며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패배가 결정된 이후에도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미소를 잊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가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그 대회에는 12명의 LIV 선수가 참가해 5명이 톱10에 들기도 했죠. 우리 리그의 저력을 보여준 무대였습니다."

개인전과 함께 팀전을 치르는 LIV골프에서 케빈 나, 대니 리, 장유빈이 소속된 '아이언헤드'는 '팀 코리아'의 이미지가 있다. 오닐 대표는 "한국의 재능있는 골퍼들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살피고 있다"며 "뛰어난 선수를 위한 LIV골프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아이언헤드'가 아닌 다른 팀 멤버로도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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