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칼로리’라 안심했는데…당뇨 위험 신호 포착 [건강팩트체크]

1 week ago 4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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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대신 선택하는 ‘제로 칼로리’ 감미료가 몸속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일부 감미료가 혈당 조절과 관련된 대사 지표에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당뇨병 위험과 연결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가 관찰됐다.

미국 터프츠대학교 프리드먼 영양과학·정책대학원 ‘푸드 이즈 메디신(Food is Medicine)’ 연구소 연구자들은 심혈관계 전문 국제 학술지

‘Current Atherosclerosis Reports’에 발표한 새로운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서 비영양성 감미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21건의 무작위 임상시험을 분석해, 인공감미료와 기타 저칼로리 감미료 섭취 시 변화를 물이나 위약처럼 열량을 제공하지 않는 대조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공복 인슐린 수치 증가’, ‘장기 혈당 조절 지표인 당화혈색소(HbA1c) 증가’, ‘인슐린 감수성 악화 경향’을 확인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왕멍 터프츠대 연구 조교수는 연구 보도자료에서 “이번 분석의 가장 큰 특징은 물이나 위약처럼 칼로리가 없는 대조군과 비교했다는 점”이라며 “덕분에 설탕을 대신해 줄어든 열량 효과가 아니라 감미료 자체가 인체에 미치는 생리학적 영향을 보다 명확하게 평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해 보면 비영양성 감미료가 대사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줄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가능한 원인 중 하나로 감미료와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의 상호작용을 제시했다. 장내 미생물은 대부분 대장에 서식한다. 비영양성 감미료는 종류에 따라 몸속에서 처리되는 방식이 다르지만, 일부 감미료는 장내 미생물과 직접 만나거나 미생물 환경에 영향을 주면서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기능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이번에 검토한 한 임상시험에서는 장내 미생물을 정밀 분석하고,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생쥐에 이식해 감미료로 변화한 장내 환경이 대사 변화와 관련되는지 확인하는 실험까지 수행했다.

그 결과 일부 저칼로리 감미료는 장내 미생물의 구성뿐 아니라 일부 기능까지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무작위 임상시험뿐 아니라 대규모 관찰연구도 함께 검토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비영양성 감미료를 많이 섭취할수록 심혈관질환과 대사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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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러한 관찰연구에는 한계가 있다.
원래 당뇨병이나 비만 위험이 높은 사람이 체중이나 혈당 관리를 위해 저칼로리·제로 칼로리 제품을 더 많이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감미료가 질병 위험을 높인 것이 아니라, 원래 위험이 높은 사람이 감미료 제품을 선택했을 가능성(역인과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또 감미료마다 특성이 다른데 모두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분석하면 각각의 영향을 충분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와 함께 종합해 보면 현재까지 축적된 근거는 우려를 제기하기에 충분하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교신 저자인 심장내과 전문의이자 푸드 이즈 메디신 연구소 소장인 다리우시 모자파리안(Dariush Mozaffarian) 교수는 “저칼로리 감미료 사용은 매우 빠르게 증가했지만 장기적인 건강 영향에 대한 이해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혈관·대사질환 위험 요인뿐 아니라 작용 기전까지 규명할 수 있는 고품질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하루 여러 잔의 탄산음료처럼 많은 양의 첨가당을 섭취하는 사람이라면 저칼로리 감미료로 바꾸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칼로리 감미료가 완전히 안전하고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며 “가능하다면 섭취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로 칼로리 제품을 먹어도 된다는 것인지, 끊어야 한다는 것인지 헷갈릴 수 있다.

관련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와 다른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균형’이다. 설탕이 들어간 식음료를 자주 즐기는 사람이 당 섭취를 줄이는 과정에서는 비영양성 감미료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제로 칼로리’라는 이유만으로 물처럼 제한 없이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설탕 음료를 줄이기 위한 대체 수단으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단맛 자체에 의존하는 습관을 줄이고 물이나 무가당 음료를 선택하는 방향이 권장된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1883-026-014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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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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