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서리꽃’, 자본·권력 위에 사랑 덮은 글…장편 마지막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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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 “소설 ‘태백산맥’의 소화와 정하섭, ‘아리랑’의 송수익과 필녀, ‘한강’의 임채옥과 유일민. 세 작품에서 이미 얘기했던 사랑이 마음속에 있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쓸 수 있었습니다.”1970년 등단 이후 대하소설 3부작을 비롯한 여러 장편에서 역사와 사회 문제를 다뤄온 조정래 작가(83)가 사랑 이야기로 돌아왔다. 24일 출간된 신작 장편 ‘서리꽃’(해냄)은 조 작가가 사랑을 본격 화두로 삼은 첫 번째 소설이다.조 작가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소설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며 “인생을 마무리해 나가면서 독자들이 원했던 사랑 이야기를 쓰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느낌이 왔다”고 했다.‘서리꽃’은 대학 시절 시를 사랑한 철학도와 미술학도가 이별 끝에 다시 만나 사랑을 완성해가는 내용이다. 조 작가는 “(그렇다고) 단순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자본이 국가·사회 권력과 야합함으로써 어떻게 건강한 시민을 파괴시키고 몰락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얼개를 짜고, 그 위에 사랑을 덮었다”고 했다.‘자전적 요소가 있느냐’는 질문엔 “25살에 결혼한 김초혜 외엔 여자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완전히 픽션”이라며 웃었다. 동갑내기 부인인 김 시인과는 내년 1월 결혼 60주년인 회혼식(回婚式)을 맞는다. 조 작가는 이번 소설을 위해 2024년 프랑스 파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답사도 다녀왔다. 당시 4권 분량의 수첩에 답사 내용과 메모, 그림을 남겼다. 이는 작중 인물들의 여행을 묘사하는 데 활용됐다.작가는 지난해 9월 복부대동맥 수술을 받았다. “책상에 너무 오래 앉아 허리가 휠 지경에 이르렀다”고. 그럼에도 여전히 원고지에 손으로 글을 쓴다. 그는 “한 자 한 자 눌러 써보면 문장 하나하나가 제 영혼을 거쳐 나온다”며 “여기에 퇴고까지 해서 끈적끈적하게 써야만 제대로 된 문학”이란 오랜 소신도 밝혔다.1970년 등단하며 ‘황홀한 글감옥’(작가의 에세이집 제목)에 들어간 지 56년. 조 작가는 “그간 67권의 책을 썼다. 장편소설은 이게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라며 “스스로 소설 앞에서 겸손해지고 싶고, 제 몸에 대한 자유를 조금은 허락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는 붓글씨 연습을 시작할 계획이다.“(햇수로) 등단 61년이 되는 ‘회문식’ 때 제 붓글씨를 독자 610명에게 드리려고 해요. 그때 오셔서 하나씩 가져가시죠(웃음).” 김소민 기자 somin@do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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