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두더지 심기보다 사람 빼가기… 1명 가면 기업비밀 다 따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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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통째로 빼가는 기술유출] 기존 스파이 투입은 적발 위험 커… 국정원 피해 위장취업 경력 세탁 대학-정부 연구소 기술유출도 증가… 기업과 달리 관리 허술 ‘안보 불감증’ 국내 이차전지 기업의 한 핵심 연구원은 2023년 퇴직 후 건설사에 재취업했다. 그는 건설사를 3개월만 다닌 뒤 다시 외국 배터리 기업의 한국 지사로 이직했다. 건설사 이직을 전 직장과의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한 ‘경력 세탁’으로 활용한 것이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가 조사한 결과 이 연구원은 전 회사 기술자료 12건을 빼돌려 보관하고 있었다. 외장 하드디스크 등 저장장치를 회사 업무용 컴퓨터에 무단 연결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산업기밀보호센터 조사관은 “이 연구원이 이직한 외국 기업 한국 지사에는 이미 같은 회사 출신이 여럿 근무하던 상황”이라며 “위장 취업용 인력 세탁 통로로 건설사가 활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파일보다 사람” ‘두더지’ 대신 인력 빼오기 산업 스파이의 세계에서는 경쟁사에 스파이를 투입해 기술을 몰래 빼오는 방식을 일명 ‘두더지 심기’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방식은 내부 보안망을 뚫어야 하는 데다 적발 위험이 크다. 본보와 만난 조사관은 “두더지를 심어 놓지 않는 이상 직접 기술을 탈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기술을 탈취하는 입장에선 핵심 인력 한 명의 신분을 세탁해 데려오는 편이 훨씬 가성비 높은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 관련 기술 기관 소속 직원은 헤드헌트 업체에서 해외 업체 이직을 제안받고 입사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후 전 직장 퇴직을 앞두고 기술 문서를 무단 반출하려 했다. 그에겐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재택근무 시간이 절호의 기회가 됐다. 그는 사외 접속을 통해 극비 문서에 접근한 뒤, 휴대전화로 기밀 화면을 하나씩 직접 촬영했다. 국정원은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시도였다고 보고 있다. 빼돌린 자료에는 국내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와 관련된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돼 있었다. 연구원 한 명의 머릿속에는 단순히 기밀 사항뿐 아니라 몇 년 동안 쌓인 기업의 시행착오 데이터, 심지어 조직의 미래 전략까지 담겨 있다. 조사관은 “사람 ​한 명이 건너갔다는 건 기술뿐 아니라 해당 기업의 문화와 노하우가 통째로 넘어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도면이나 소스코드 몇 장을 빼오는 것보다 사람 한 명을 데려가는 편이 훨씬 효율적인 산업 스파이 전략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학회 돌며 장기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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